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화장실부터 찾은 양모씨(38·전주시 삼천동)는 점심때 먹은 음식이 걸렸다. 날음식을 잘못 먹고 식중독에 걸린 것아닌지하는 불안감이 스쳤다. 다행히 중증은 아니었지만 양씨는 새삼 식중독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가 왔음을 실감했다.
최근 예년보다 5℃ 이상을 웃도는 초여름 날씨가 계속되는 등 이상고온 현상을 보이면서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식중독에 걸려 배를 움켜쥐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맘때부터 8월까지는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비즈리오장염균, 병원성대장균 등 세균들에 대한 감염률이 가장 높은 시기이기도 하다. 또 여름철은 수분섭취가 늘고 체내 위산의 농도는 희석되어 섭취한 음식물에 대한 살균력 및 저항력이 떨어지기 쉽다.
식중독(food poisoning)은 말 그대로 음식물이 독이 되는 경우다. 발열·구토·설사·복통을 일으키는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 장염비브리오균 등이 식중독유발균으로 규정돼 있지만 이밖에도 식중독의 원인은 30여개에 이른다.
-종류와 감염원
여름철 급성 설사를 일으키는 식중독은 크게 포도상구균과 비브리오균, 살모넬라균에 의해 발생한다.
식중독은 또 세균성, 식물·동물성, 알레르기성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식물성식중독은 독버섯 등을, 동물성은 복어 등을 먹을 때 생기며. 알레르기성 식중독은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이 건어물, 생선 등을 먹을 때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 세균성 식중독은 독소형과 감염형으로 나뉘기도 한다.
①포도상구균= 섭씨 100℃에서 30분이상 끓여도 파괴되지 않을 정도로 열에 강한 특성이 있다.
이 세균이 음식물내에서 자라면서 내놓는 독소는 끓여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부패한 음식은 무조건 버리는 게 상책이다. 식중독뿐만 아니라 화농이나 중이염과 같은 질환도 일으키는 만큼 이들 환자가 요리 한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포도상구균에 의한 설사는 식후 1∼6시간 내에 증상이 나타나고, 열이 없으면서 1∼2일 안에 저절로 낫는 것이 특징. 특히 고기,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마요네즈 등 영양가 많은 식품들에서 잘 자라는 만큼 집단식중독의 원인이 된다.
②살모넬라균=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식중독으로, 닭·돼지 같은 가축이나 야생동물에 보균돼 있다가 우유 고기 달걀 등에 오염된 뒤 식중독의 원인이 된다. 계란껍질에 생긴 작은 균열을 통해 닭의 대변균이 침입해 오염을 일으킨다. 특히 껍질이 얇은 메추리알은 오염위험이 더욱 높다.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 가운데 보균자들이 있어 이들이 전염원이 돼 여러 사람에게 식중독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 경우 심한 설사와 발열 등이 나타나 장티푸스로 오인하기 쉽다.
살모넬라균은 열에 약해 65℃정도에서 20분이상 가열하면 멸균되는 것이 보통이다. 애완동물에 의해서도 전염될 수 있으므로 개나 고양이를 기르는 가정에선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③병원성 대장균= 일명 O-157균으로 많이 알려졌다.이 균에 감염되면 설사·복통·경련·의식장애를 일으키며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는 치명적인 균이다. 그러나 이 균은 열에 약하고 비누·알콜 등 일반소독제에 쉽게 사멸되는 특성이 있다. 감염을 막기 위해 65℃이상에서 1분이상 가열한다.
조심해야 할 식품에는 햄버거 우유 사과주스 요구르트 치즈 소시지 상추 무순 등이 대표적.
④장염비브리오균= 균이 있는 어패류를 먹은 뒤 10∼18시간만에 상복부가 아프면서 급성 설사 증상이 나타난다. 설사가 심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만큼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⑤캄필로박터균= 샐러드 육류 우유 등에 의해 감염된다. 이 균에 감염되면 복통·설사 외에도 근육통·고열·두통 등의 증세를 수반한다. 특히 캄필로박터균은 냉동에 강해 여름철에는 냉장고에 보관된 육류나 우유도 함부로 믿어선 안된다. 예방을 위해 반드시 신선한 것을 고르며 충분히 가열해 먹도록 한다.
-치료
대부분의 식중독 환자는 일단 한두끼 금식을 하고 이온음료나 당분이 포함된 음료 등으로 수분 및 칼로리를 보충하면서 기다리면 하루이틀뒤 회복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발열이나 오한, 구토와 설사가 심하고 점액질변이나 혈변 등을 보일 경우 세균성에 의한 대장염을 의심해보고 병원을 방문하여 항생제를 투여받아야 한다. 설사를 멈추게 한다고 지사제를 함부로 투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식중독의 치료는 주로 병력(病歷) 청취와 대변검사, 탈수의 정도 등에 의한 경험적 치료에 의존한다. 설사의 정도에 따른 수분공급이 중요한데, 설사증세를 완화시키기 위해 장운동을 억제하는 약제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들 약제를 사용하면 균이나 독소의 배출시간이 길어져 환자의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 특히 고열이 있거나 출혈성 설사를 보이는 조직침범형에는 지사제를 쓰면 안된다.
-예방법은
식중독은 식품 선택-조리-보관과정에서의 적절한 관리로 예방이 가능하다. 음식을 준비할 때는 깨끗하고 신선한 재료를 구입하고, 구입즉시 냉장·냉동보관한다. 음식은 충분히 익혀서 먹고, 조리된 음식은 가능한 2시간 이내에 섭취한다.
전문가들은 음식을 냉동보관할 때는 영하 15℃, 냉장보관땐 5℃ 이하를 유지하도록 냉장고 온도를 맞춰야 하고, 냉장보관의 경우에도 쇠고기류는 3∼5일, 어패류는 1∼2일 쯤이 좋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물을 항상 끓여 먹을 것 △손은 항상 잘 씻을 것 △의심이 되는 음식은 무조건 버릴것 △냉장고에 있던 음식을 과신하지 말것 △굴 낙지 조개 등은 날로 먹지 말것 등을 준수해야 한다.
어패류 생식 삼가야
이맘때쯤이면 회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어민들이면 어김없이 가슴을 졸이곤 한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어패류를 먹다가 비브리오에 감염된 사람이 잇따르는 시기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비브리오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엔 회를 찾는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겨 어민들은 출어를 포기하고 횟집은 문을 닫기 일쑤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 전국에 비브리오패혈증 주의보가 내려졌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이맘때부터 10월사이 서·남해안 지역에서 주로 발병하는 질환. 만성 간질환이나 당뇨병환자, 신부전증 등 콩팥에 문제가 있는 사람, 알코올중독자 등 저항력이 약한 허약자들이 어패류를 생식하거나 낚시 또는 어패류 손질때 피부에 상처를 입으면 감염될 수 있다.
이 균에 감염되면 보통 1∼2일의 짧은 잠복기를 거쳐 갑작스런 오한, 발열, 피로감, 근육통 등으로 시작해 구토, 설사 증상이 나타난다. 이어 36시간내에 온몸에 물집이 생기면서, 온몸이 썩게 된다. 급속한 괴사를 막기 위해 피부를 절단하는 경우까지 있다.
그러나 면역력을 제대로 갖춘 건강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특히 간경변증 환자는 비브리오 불니휘쿠스란 맹독성 세균에 감염되기 쉬운 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이 균에 감염되면 온 몸에 물집이 생기고 괴사현상을 일으켜 치사율이 매우 높다.
비브리오균은 민물과 바닷물이 합쳐지는 곳에 많으며 이런 지역에서 잡은 어패류를 날로 먹으면 걸린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젓갈을 먹고도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는 것. 비브리오균은 젓갈의 높은 염분 속에서도 오랫동안 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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