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가을을 맞아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서늘하다. 그러나 우리 몸은 무더위에서 벗어나 제법 느긋해진 계절을 즐길 여유가 없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환절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주변환경에 적응하느라 홍역을 치러야 한다.
환절기의 복병인 감기를 비롯해 알레르기성질환, 유행성출혈열 등은 물론 기온이 떨어지면서 노인들은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등 성인병이 악화할 위험이 높다.
특히 가을을 맞아 천식을 비롯한 각종 호흡기병환자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환절기의 온도변화는 인체에 스트레스를 주어 적응력을 약하게 하고 이 틈을 타서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쉽게 병에 걸리게 된다.
전문의들은 환절기에는 충분한 휴식과 함께 단백질, 지방이 듬뿍 들어있는 육류·생선·달걀·콩 등의 식품과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감·사과·배·밤 등 제철과일과 채소를 자주 먹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또 규칙적인 생활과 알맞은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가을철에 유의해야 할 질환들의 예방법을 알아본다.
△감기
계절이 바뀔 때마다 으레 찾아오는 불청객이 감기다. 증상이 가볍고 대부분 저절로 낫기 때문에 질병으로 생각하지 않는 게 보통이지만 자칫하면 폐렴, 결핵 등 합병증을 불러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
실제로 도내 대부분의 내과나 이비인후과 병의원에는 목이 아프고 열이 나며 기침 등의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가 20∼30% 가량 늘었다. 최근의 감기는 기침과 가래 증상이 특징으로 1주일 이내에 휴식, 수분섭취 등 보조요법으로 낫지 않으면 진찰을 받는 것이 상책이라는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스트레스, 과로, 불량한 영양상태, 흡연, 차갑고 축축한 날씨, 사람이 밀접해 있는 환경은 감기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평소 철저한 체력관리를 통해 저항력을 기르고 과로, 과음, 지나친 흡연 등은 피하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다.
전문의들은 노약자나 만성적인 호흡기질환자는 9∼11월에 독감예방주사를 맞아야 겨울철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예방주사 후 생성되는 항체는 평균 6개월 정도의 효과가 있는 만큼 가을에 한번 접종하면 다음해 이른봄까지 유행하는 독감을 예방하게 된다. 감기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초가을과 늦봄의 환절기에는 ‘리노 바이러스’가 많고 추운 한겨울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기의 전파경로는 감기환자가 기침할 때 나오는 호흡기 분비물에 원인균인 바이러스가 함께 묻혀 나와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백화점이나 극장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밀폐된 장소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또 손과 발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
실내온도와 습도를 적당히 유지하는 것도 감기예방에 중요하다. 집안의 온도는 18℃ 정도를 유지하고, 공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젖은 물수건이나 가습기를 활용한다.
△가을철 급성전염병
야외 나들이가 잦은 가을철에는 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증, 쯔쯔가무시병 등 급성 전염성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감염증은 대체로 들쥐의 배설물이나 진드기에 의해 감염되는 만큼 논일을 할 때나 등산, 낚시, 골프, 캠핑 등을 갔을 때 풀밭에 드러눕지 말아야 한다. 외출땐 가급적 긴소매 옷을 입는 게 안전하고 장갑도 끼는 게 낫다.
유행성 출혈열은 들쥐 등의 배설물이 대기 중에서 마르면서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열이 심하게 나고 피부에 반점이 생기며 신부전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렙토스피라증은 개, 돼지, 말, 들쥐의 배설물과 이런 배설물에 오염된 물과 흙을 통해 전염된다.
오한, 발열, 근육통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심하면 황달, 각혈,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간과 폐에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쓰쓰가무시병은 야산에 서식하는 털진드기 안에 있던 병원체가 인체에 들어와 일으키는 병으로 들판에 나갔다 돌아온 후 1주일 가량 지나 갑자기 오한, 발열, 두통, 피로감, 근육통 증세를 보이거나 사타구니나 겨드랑이의 임파선이 붓는다면 일단 이 병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추곤증
환절기가 오면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별다른 질환이 없어도 몸이 나른하고 무겁고 피로한 데다 위장 등 소화기 이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 이는 여름내내 더위 등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우리 몸의 생체리듬이 파괴되면서 신체의 저항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교차가 심하고 일조량이 줄어들며 건조해진 날씨가 저항력저하와 맞물리며 감기·천식 등 호흡기질환, 알레르기성질환, 피부염 등에 걸리기 쉽게 만든다.
인체의 생리작용은 기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평균 기온이 10도 내려가면 평소 필요한 에너지량의 3%가량이 추가로 요구된다. 그러나 무더위 등으로 지친 몸이 추가에너지를 제공하지 못하면 피로감을 느끼고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을 앓게 된다.
생체리듬이 깨지면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코티졸’의 분비리듬에 영향을 줘 계산·기억·사고 등 인지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업무능력이 떨어진다. 이와 함께 체내 신경전달물질인 ‘에프네프린’분비량이 급증해 혈압이 올라가 만성 고혈압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또 우울증과 열감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화병이나 불안, 두통,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깨진 생체리듬을 회복하려면 원인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적절한 영양섭취를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름내 더위 등 스트레스에 시달린 인체에 도움이 되는 영양분은 단백질. 입맛이 없더라도 단백질 섭취를 충분히 하면 떨어진 기력을 회복하고 피로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천식
9월부터 발병률이 급증하기 시작해 10∼11월 사이에 악화된다. 급작스런 기온 변화와 라이노바이러스 등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주로 발작한다.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정상인도 3∼6주 정도 기관지가 과민해져 약간의 자극에도 심한 기침을 면키 어려운 만큼 조심해야 한다. 때문에 이미 기관지가 과민한 상태의 천식 환자들은 심한 기침발작을 수개월동안 지속할 수도 있는 만큼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목감기 등 호흡기병에 걸리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대책이 필요하다.
△피부건조증
습도가 낮고 건조해지면 피부의 신진대사가 약화돼 지방분비가 적어지고 수분 증발로 인한 가려움증을 동반한 피부건조증이 나타나기 쉽다.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가습기를 사용하여 습도를 높여줄 필요가 있다.
사계절 가운데 자외선이 가장 강한 시기는 봄과 여름이지만 가을 피부는 잡티와 더 짙어진 기미, 주근깨로 여성의 마음을 더욱 심란하게 한다.
피로회복 차원에서 매일 뜨거운 온탕목욕이나 사우나를 즐기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피부보호막을 손상시켜 가려움증을 악화시키고 노화를 촉진시키는 지름길이기 때문. 목욕횟수는 1주일에 1∼2회 샤워가 적당하고 거친 때밀이 수건으로 박박 문질러대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목욕 후에는 기름기 있는 로션이나 오일을 몸에 바르는 것이 좋고 손·발바닥이 갈라지는 증상에는 연고나 영양크림을 발라 주면 효과적이다.
△알레르기성 비염
가을은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들에게는 고통의 계절. 여름동안 잠시 잠복했던 코간지러움증, 콧물, 재채기 등이 다시 나타나기 때문이다. 주로 양탄자나 담요 밑에 사는 집먼지진드기나 곰팡이, 꽃가루, 개·고양이 같은 동물의 비듬과 털 등에 의해 유발된다.
따라서 집먼지를 제거하고 찬공기나 급격한 온도변화, 담배연기, 방향제, 스프레이 등을 피하는 게 최선의 예방책. 재채기나 콧물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항히스타민제같은 약물요법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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