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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다시 거리에 서서

 

 

 

 

 

 

 

 

 

이라크 침공 이틀째인 21일 밤(현지시각) 미국이 대규모 공습인 ‘충격과 공포’ 작전을 시작하면서 바그다드 중심부는 화염과 연기에 휩싸였다. 수천 발의 대형폭탄이 인류 문명의 발상지인 바그다드를 잿더미로 만들어가고 있는 현장을 생중계로 보면서 불끈 주먹이 쥐어지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스위스 지부는 ‘충격과 공포’ 작전은 제네바협약과 국제형사법원 설립조약에 규정된 전쟁범죄를 구성하기 때문에 유엔과 국제사회는 이를 즉각 중지하도록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그다드 전역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폭격은 전쟁 당사자들이 민간인이 생존을 위해 의지하는 기간시설을 공격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한 국제인도법의 기본원칙을 훼손하고 있으며 민간인들에게 공포를 확산시킬 목적으로 무차별적인 공격 또는 행위를 자행하는 것도 불법이라는 것이다.

 

 

美패권전략 우리터전 겨냥

 

 

 

 

 

 

 

 

미국이 그동안 경고해온 대규모 공습의 시점인 ‘A(Aerial)-데이’. 바그다드 곳곳에서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고 있는데도 이라크군은 간헐적으로 방공포를 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

 

 

12년 전에 입은 타격 탓도 있지만 최근 사찰활동을 통해 거의 무장해제를 당한 탓이다. 유엔의 이름을 빌려 사찰활동 명목으로 무장을 해제해놓은 뒤 무방비 상태의 이라크를 초토화시키고 있는 이 기만극이 오늘 국제사회의 현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미국이 원하는 국제질서를 짜는 첫 단추로 보고 있다. ‘예방전’, ‘중동의 재편’, ‘새로운 동맹체 건설’ 등으로 대표되는 신보수주의 개념에 따라 미국은 신 냉전후 질서의 중심에 서서 이제 거추장스러워진 각종 국제기구나 조약의 부담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길 원하는 것이다. 유엔의 의사절차와 각국의 비난을 비웃음으로 넘기며 이라크 침공을 감행한 미국의 이런 이런 신보수주의 움직임은 이미 그 전부터 감지돼왔다.

 

 

부시의 집권 후 미국은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 거부, 미-러 탄도탄 요격미사일 조약 철회 등을 통해 미국패권주의의 위세를 과시해왔던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내놓은 개념으로, 이라크, 이란, 북한 등 이른바 ‘깡패국가’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의 안전을 지키는 방위의 중심축으로 설정된 ‘예방전쟁’은 이라크에서 충분한 ‘실험’을 거친 후 한반도에 가장 먼저 상륙할 가능성이 높다.

 

 

‘오늘은 이라크에서, 내일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반대한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은 미국의 이런 패권전략이 바로 우리 터전을 겨냥하고 있는 현실을 정확하게 지적한 것이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22일 보도에서 “(이라크에서) 미국의 성공은 강경파들의 목소리를 커지게 가능성이 있는 반면 북한에서는 (미국의) 선제공격에 대한 두려움과 핵무기 개발론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노무현 정부의 파병 결정은 이런 조건에서 미국의 협력으로 한반도 위기를 예방한다는, 희망 섞인 기대를 넘어 정반대의 위험한 결론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국민의 여론’으로 철회되어야 한다.

 

 

 

 

 

 

 

 

22일은 전세계에서 반전 시위의 물결이 몰아친 날이기도 하다. 개전 사흘째인 22일 미국과 유럽 주요 도시는 물론 아시아와 아랍권, 남미 및 호주, 뉴질랜드 등 5대양 6대주에서 수백만명의 반전 외침이 메아리쳤다. 뉴옥의 한 반전시위 참가자는 “당신이 정말로 ‘충격과 공포’를 보여주길 원한다면 ‘사랑과 정의’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할리우드 인근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CNN : 어린이는 죽고 당신은 부유해진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CNN의 친미성향 보도태도를 성토했다고 한다.

 

 

 

 

 

 

 

 

프랑스처럼 수십 만은 아니었지만 우리도 여러 도시에서 반전시위가 있었다. 주변의 선한 이웃들과 함께 팔달로 한 켠을 ‘전쟁반대, 파병반대’를 외치며 걸으면서 그 번잡한 거리의 한 복판에서 이내 기도하는 심정이 되었다.

 

 

제발, 더 이상의 무고한 희생이 없도록 하느님, 알라신이여. 이 전쟁을 주도하는 자들의 머리 속에 사랑과 회개의 대폭발을 일으켜서 지금 움켜쥐고 있는 파괴의 무기를 내려놓도록 당신의 전능한 힘을 보여주소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평화의 대열에 함께 할 수 있도록 화해와 용서의 핵폭발을 일으키소서. 흔들리며 기도하며 나는 그렇게 팔달로를 걸었다.

 

 

 

 

 

 

 

 

/이광철(개혁국민정당 집행위원, 전북실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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