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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창] 꿈틀대는 중국과 앞서있는 일본

조상진 정치부장

 

한국과 중국 일본은 뗄래야 뗄수 없는 관계다. 역사와 지리적 거리가 그렇고 문화가 그렇다. 또 북핵문제를 포함한 정치며, 급성장하는 경제교류도 그러하다. 특히 경제분야에선 동북아 허브(hub)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그리고 이제는 국가단위의 교류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간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이들 나라의 지방자치단체를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 중국 강소성 소주(蘇州)시와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金澤)시가 그곳이다. 전주시와 이들 두 도시는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 배경이 비슷해서인지 요즘들어 부쩍 접촉이 잦아지고 있다.

 

한중일 세나라간의 지방자치단체간 교류는 지난 95년 베이징(北京)과 서울, 토쿄(東京)간에 베세토(BESETO)협약이 맺어지면서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체육이나 문화교류를 넘어 공무원파견이나 학생교환 등 인적 교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번져간다.

 

전주시도 97년에 소주시, 2002년에 가나자와시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후 세 도시간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6월과 이번 달에 이들 도시를 둘러보면서 우리가 너무 '우물안 개구리'에 안주하지 않는가 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우선 중국은 94년 다녀올 때와 너무 달라 있었다. 중국대륙의 성장엔진이어서 그런지 상해(上海)와 소주 일대는 활력이 넘쳐났다. 상해 포동지구는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백대 기업 대부분이 들어와 북적였고, 468m의 TV송신탑인 동방명주(東方明珠)탑에서 바라본 상해항만은 역동성 그 자체였다.

 

상해항은 올들어 부산항을 밀어내고 컨테이너 처리실적 세계 3위에 올랐다. 김정일 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이 2001년 1월과 2003년 7월 상해 방문시 토로한 '천지개벽'과 '쇼크'라는 충격적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상해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인구 580만명의 소주시 또한 외자유치에 온 힘을 쏟고 있었고 그 성과도 눈부셨다. 세계 5백대 기업중 88개가 이곳에 사무소나 공장을 갖고 있었다. 그 가운데 우리기업으로는 삼성이 유일했다.

 

이같은 외형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그들의 자신감이었다. 소주시에 있는 싱가포르 공단과 하이테크산업개발구에서 만난 관료며 기업인들은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무장해 있었고 말마디마다 자신감이 배어 나왔다.

 

이제 갓 40세인 소주시 양위택 시장은 "올들어 말레이시아 합판제조회사가 수억달러의 투자를 제의해 왔지만 환경기준치에 맞지 않아 거절했다”며 은근히 환경에도 힘쓰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10월에 140명의 대규모 투자유치단을 이끌고 일본 토쿄와 오사카, 한국 서울과 부산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자신만만한 표정이 오랫동안 머리에 남았다.

 

이같은 발전전략과 더불어 '동방의 베니스'로 불리는 소주시는 2천5백년전에 형성된 도시원형을 보존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호구(虎丘)탑을 비롯 대개 1천년이 넘게 보존된 유물 유적들이 숱했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최첨단산업으로 질주하는 모습에서 전율이 느껴졌다.

 

이제는 우리가 그들을 가정교사로 모셔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그들 또한 체제며 환경, 노사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은 많아 보였다.

 

5년 터울로 세번째 밟아본 일본은 다이나믹한 분위기가 중국만 못했다. 오히려 지난해 전주를 다녀간 야마테 다모쓰 시장(76)은 "전주가 활력이 느껴진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50만 시민이 한몸이 되어 벌이는 햐쿠만고쿠 마쓰리(百萬石축제)는 장관이었다. 도시전체가 축제의 물결로 일렁거렸다. 문화도시란 자부심이 강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일본경제는 이제 불황의 긴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두번째 잃어버린 10년(second lost decade)이라는 경고도 없지 않으나 각종 경제지표들이 성장세로 돌아섰다 경제규모면에서 10배 이상 격차가 나는 일본의 저력은 우리가 넘보기에 아직 먼 상대다.

 

욱일승천하는 중국과 저만치 앞서있는 일본을 보며 아직도 진보와 보수논쟁, 지역갈등에 갇혀있는 우리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새만금사업과 방사성폐기장 처리시설 등도 자꾸만 눈에 밟혀왔다.

 

조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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