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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나눔의 연말연시

아주 큰 부자가 있었다.

 

어느 날, 아침나절에 일자리가 없는 가난한 걸인 한 사람이 찾아왔다. 그는 걸인에게 ‘해질녘까지 밭을 경작하는 일을 도우면 5달란트를 주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감사해 하며 열심히 일하였다.

 

오후쯤에 또 한명의 가난한 사람이 찾아왔다. 그가 역시 ‘자네가 해질녘까지 밭일을 도우면 5달란트를 줄 테니 일을 하겠는가?’묻자 그러겠다고 약속하며 열심히 일하게 되었다. 저녁 무렵 한명의 걸인이 찾아오자 그는 이번에도 ‘해질녘까지 밭일을 도우면 5달란트를 주겠다’고 하였고 걸인은 감사해 하며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먼저 온 사람들이 ‘왜 일찍부터 와서 더 많이 일했는데도 늦게 와서 조금밖에 일하지 않은 자와 똑같이 5달란트를 주느냐면서 불평하는거 였다.

 

그는 그냥 가난한 자들에게 똑 같이 사랑을 베풀고자 했을 뿐이었는데.............

 

며칠 후면 기독교인들의 가장 큰 축제인 성탄절이다. 교회들마다 일찍부터 축제준비로 분주하다. 그런데 한 사찰에서는 몇 년째 신도들과 스님들이 함께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 장식하고 있다고 하니 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탄의 정신은 내가 좋아하거나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10달란트를 주고 그렇지 않고 내편이 아니거나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에게는 5달란트를 주는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어느 목사님의 설교말씀처럼 성탄의 의미는 나를 희생하고, 나를 지극히 낮추는 겸손이며 베풀고 나누어 남을 살리는 것이다.

 

우리는 해가 바뀌게 되면 건강이나 일 등 자신에 대해 새로운 계획들을 세운다. 흔히 금연이나 금주를 하겠다거나 또는 다이어트, 영어회화 공부를 하겠다는 것 등을 1월 1일 아침부터로 정하기를 좋아한다.

 

아마도 다짐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서 일 것이다. 그렇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진짜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는 아름다운 마무리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을 시작하게 되면 그 날은 하루가 왠지 즐겁고 하는 일마다 잘되는 것 같지만, 정작 즐거운 하루,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날 밤 마음의 갈등이 해결되고 편안한 마음과 건강한 상태로 잠자리에 들어 숙면을 취해야만 하는 것과 같다.

 

국가간 전쟁은 수천 개인의 갈등이 모여 일어난다고 하였던가! 서로 간 반목과 갈등이 심하고 경제적으로도 예년에 비해 힘들었던 금년은 유난히도 나라 안 밖으로 어려움이 많았던 한해였다. 새해에는 모든 이들이 서로 사랑과 평화로 가득하기를 소망한다.

 

올해의 남은 10여일은 그동안 나와 의견이 달라서 갈등했다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라는 마음으로 용서하고, 미처 마음내지 못한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그래서 새해 내내 이웃과 나눔의 삶을 실천할 수 있는 불씨를 마련하는 그런 연말이 되기를 바란다.

 

/고희숙(전북가족상담치료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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