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호 군산본부장
몇년전 군산항의 해양환경에 중요한 개야수로존치문제가 불거진 때가 있었다.
당시 나는 관계공무원을 만나 관련자료를 요청했고 그는 2∼3일만 여유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틀후 나와 만난 자리에서 그는 “내가 개야수로문제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공개하면 공무원을 그만 두어야 한다. 그러나 침묵을 하면 향후 오염등 군산항의 발전은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나의 일은 군산항의 발전을 위한 것이다. 공무원이 자리에 연연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인 군산항 발전을 위한 일을 외면하면 그것은 공무원으로서 책임감을 져버리는 행위다”며 관련자료를 모두 제공했다.
그로 인해 오늘날 군산항의 숨통인 개야수로는 존치케 됐고 군산항은 환경오염우려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됐지만 그는 징계차원에서 다른 곳으로 쫓겨가야 했다.
최근 군산시내가 군산골프장의 폐염전에 대한 농지조성비부과여부논란과 결식아동들에 대한 부실도시락제공파문으로 시끄럽다.
또 한편에서는 군산항의 발전에 중요한 부두가 불합리하게 건설되려고 해 또다시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농지조성비부과문제와 관련, 부과근거가 될 수 있는 논농업직접지불보조금의 업무처리가 허술하게 돼 있고 실제 경작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농지원부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것이 논란을 지피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시는 진실을 외면한채 자신들의 허물을 일단 덮어버리고 농지조성비부과업무를 처리하려고 하고 있다.
결식아동에 대한 부실도시락제공파문도 그렇다.
한끼에 2천5백원으로 예산이 책정돼 있으면 과연 이 예산이 무엇을 근거로 편성됐는가, 그리고 업체의 이윤등을 제외하고 실제 도시락에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인가. 그렇다면 자라나는 아동들에게 도시락으로서 충분한 것인가등을 관련 공무원들은 고려를 했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파문이 일기전에 이를 개선키 위해 노력하고 예산이 부족하다면 정책적인 건의라도 해서 이를 바로 잡았어야 했다.
또한 부두건설문제와 관련해서도 외해로 갈수록 부두규모가 커지도록 해야 한다는 항만이용자들의 여론이 수차례에 걸쳐 들썩거렸지만 해양수산부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최근에 민자부두건설계획의 고시를 통해 5만톤급의 6부두옆에 3만톤급의 부두를 건설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으나 먼바다쪽 3만톤급의 부두수심이 12m임을 고려할 때 13∼14m인 5만톤급의 부두로 뻘이 흘러들어 5만톤급부두운영에 적지않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은 뻔하다.
추후 항만이용자들에게 잘못된 것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다시는 고칠 수 없는 것이 부두인데 왜 이를 강행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골프장의 농지조성비부과나 부실도시락제공및 불합리한 부두건설의 모든 논란이면에는 공무원들의 책임감과 주인의식없는, 대충대충 일처리가 자리잡고 있는 것같아 씁쓸하다.
한 건의 공무수행은 기업과 지역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공무원들은 일처리에 있어‘ 모든 일이 나의 사업, 나의 자녀, 나의 재산과 관계된 것’이라는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군산항발전을 위한 개야수로의 존치를 자신의 일로 생각하고 옷벗을 것을 각오하며 일을 했던 그때 그 공무원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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