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철호 익산본부장
어떤 사건이든 진실은 하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진실이 깊숙한 구멍 속에 갇혀 있거나 두터운 껍질속에 있을때 진실을 가장한 거짓이 판을 치게 마련이다.
그럴듯하게 윤색된 거짓일수록 표면이 매끄러워 사람들의 눈을 속인다.
그러나 거짓이 오래갈수는 없다.
갇혀있던 진실이 어느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낼때,껍질에 싸여있던 진실이 알맹이를 보일때 거짓의 끝은 결국 끝없는 추락만 남기게 된다.
상대적으로 그동안의 거짓에 깜쪽같이 속았던 사람들은 커다란 허탈과 분노를 느낀다.
특히나 거짓의 실체가 믿고 믿었던 기관이나 주변 사람들이라면 그동안 당했던 우롱에 더욱 거친 분노와 허탈을 느끼게 하고 있다.
요즘 익산시 용안면 주민 상당수가 그동안 감춰진 참과 거짓의 실상 때문에 크게 분노하고 허탈해 있다고 한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만나고 저녁 술 한잔 마시며 헤어질 정도로 친근했던 용안 농협 임직원들이 농민 조합원 전체를 속이는 부실과 불법 운영을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수년에 걸쳐 자행해 왔다는 사실이 검찰에 의해 들통나면서 용안 주민들이 할 말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전주지검 군산지청 지난 16일 수십억원대 양곡을 아무런 담보도 없이 외상 판매하여 6억5천여만원을 회수 불능케하고 무자격 보증인들을 상호 보증케하는 탈법을 통해 2억여원 상당을 불법 대출한 익산 용안 농협 조합장 유모씨(65)와 전 상무 박모씨(55)등 전.현직 임직원 4명을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하고 지도과장 김모씨(44)와 도정업자 이모씨(44)를 업무상 배임등의 혐의로 불구속했다.(본보 17일자 보도)
검찰에따르면 조합장 유씨와 상무 박씨등은 또다른 박씨(전 미곡처리장장,구속)와 공모하여 아무런 인적.물적 담보 없이 도정업자 이모씨 등 2명에게 87억원의 양곡을 외상 판매하여 6억4천5백만원을 회수 불능게하고 과장대리 김모씨(51)와는 재산이 없거나 이미 보증 한도를 초과한 무자격들을 상호 보증케하여 모두 2억여원의 불법 대출해주고 사례비를 챙긴 혐의다.
용안 농협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를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자니 기가 막힐 정도다.
조그만한 시골 마을 금융기관에서 벌어진 사건이라고 하기에는 도저히 납득키 어려운 갖가지 유형의 불.탈법이 우리의 혀를 차게하고 있는데 마을 주민과 조합원들을 더욱 분노케하고 있는것은 관리 감독기관이 분명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불.탈법이 어떻게 수년에 걸쳐 자행될수 있었느냐는 사실이다.
많은 거짓이 새로운 사실로 꼬리를 물고 튀어나올때마다 사람과 조합을 너무 믿고 따랐던 용안 농협 조합원과 주민들이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한탄할 정도로 수없는 거짓이 판을 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농협중앙회 전북지역 본부는 도대체 그동안 무엇을 관리 감독 했는지 묻지 않을수 없다.
눈뜬 장님을 탓해야 할지 아니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농민(조합원)을 탓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아뭏든 이번 용안 농협의 조직적인 불법과 비리의 피해는 2천여명에 달하는 선량 조합원인 농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을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다시한번 크게 분노를 느끼면서 관리 감독 부실에따른 책임 소재 역시 분명 따져물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어리석음이 되풀이 되지 않길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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