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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전북으로 오세요

“21세기 희망의 땅 전북, 여러분을 성심껏 모시겠습니다.”

 

청정 전북, 준비된 전북,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전북 등을 내세우며 공공기관 유치에 정성을 쏟고 있다. 국가를 균형발전 시키겠다는 취지로 정부의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시키는 계획이 세번째 연기되었다. 연기된 속사정도 있겠지만 그 후유증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전북은 전국 최고의 낙후지역이기 때문에 균형발전의 관점에서 정부의 배려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가 큰데, 지자체간 유치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결과가 발표되더라도 반발이 거셀 것 같다.

 

지방세 150억, 직원수 1800명인 한전같은 큰 기관이 우리 고장으로 이사올 경우, 상주인구가 증가할 것이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 고용이 늘어나고 이들이 먹고 살고 즐기는데 지출하는 비용이 전북경제에 활기를 넣어 줄 것은 확실하다.

 

동문회 모임에서 오간 이야기다. 한 산부인과 원장이 병원 문 닫게 생겼다고 걱정을 했다. 출산율이 떨어지니 개점휴업상태여서 병원에 앉아 책이나 읽고 있다고 한다. 그 옆에 있던 소아과 의사도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으니 자동적으로 소아과는 더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차라리 수의사가 될걸 잘못 선택했다고 후회도 했다.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기저기서 도미노 현상이 벌어진다. 옷이나 장난감, 학습교재 등 신생아나 어린이 용품이 잘 팔릴리 없고 학원사업도 안될 것이고, 폐교가 늘어날 것 같고, 국방력이 저하되고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필자는 우리나라가 당면한 큰 문제는 출산율 저하와 노령화 인구의 심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자자체에서는 인구 늘리기에 묘안을 짜내고 있고 「인구 늘리기 상황실」을 설치하여 기발한 아이디어를 총동원하고 있다. 인구는 행정조직이나 기구의 규모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고 정부지원금의 판단기준이 되고 지역의 세과시용이 되고 있다. 인구는 국회의원의 수를 조정하는 기준이 되는 등 지방자치 행정의 핵심이 되었다.

 

실제로 전북은 작년말 인구감소로 치수방재과 등 2개과가 통폐합되었다고 한다. 전국 234개 시,군,구 중 36%에 해당하는 87곳이 신생아수보다 사망자수가 더 많고, 임실, 순창 등 2개군은 사망자수가 신생아수의 2배를 넘었다는 통계를 보았다.

 

상주인구를 늘리는 방법은 출산율을 높이거나 유입인구를 늘리는 것이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결혼예식장 사용료보조, 출산장려금과 보육비지원, 보험저축가입, 출산용품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천안시는 출산 장려금으로 50만원을 지급하는데 쌍둥이를 낳으면 100만원을 지급한다고 하니 기발나다. 남해군은 셋째 아이를 낳으면 300만원까지 지급한다니 아마 최고의 장려금이 아닐까 생각된다.

 

유입인구를 늘리는 방법은 대규모의 공공기관을 유치하는 것이 확실한데, 이것이야말로 떡줄 사람에게 달려있다. 또, 한가지 방법은 은퇴한 도시민 특히 출향민을 모셔오는 것이다. 은퇴한 도시민들은 퇴직급과 연금혜택 등으로 노후를 대비해 놓은 여유있는 분들이어서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특히 이분들의 웰빙생활을 위해 풍치 좋은 곳에 황토집 같은 주택단지를 조성해 요양시설과 문화체육시설 등 은퇴자 전문타운의 인프라를 구축해 준다면 매력을 느끼지 않을까? 그리고 시장, 군수들이 이분들에게 고향에서 편안한 노후를 즐기시라고 정중한 편지를 보내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유치활동을 하면서 내건 구호들이 구호로만 그치지 않고, 정말 희망이 있고 가능성이 있는 전북을 만들어야 한다. 사업하기 좋고, 살기 좋고, 놀기 좋고, 구경하기 좋고, 공부하기 좋고, 애들 키우기 좋고, 인심 좋은 전북이라고 소문난다면 「전북으로 오세요」라고 권하지 않아도 제발로 찾아올 것이다. 그러기 위해 경쟁력있고 차별화된 확실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야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정말로 21세기 희망의 땅 전북을 만들겠다는 도민들의 마인드다.

 

/은희현(전 제주문화방송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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