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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지도자의 고충

요즘 모 방송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님의 일대기를 의욕적으로 방영하고 있는데, 우리의 역사극이 대개는 밝고 명랑한 부분보다는 핍박당하고 고통 받는 것 아니면 서로 다투고 싸우는 어두운 면이 많아 자주 보는 편이 아니지만 충무공의 일대기만은 어릴 적부터 하도 많이 우리 역사상 가장 훌륭하신 위인이시다는 말을 들어와 내 머릿속에 깊숙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한 가지가 더 있다.

 

고교 때 존경스런 역사 선생님 한 분이 계셨는데 그 선생님 말씀인즉 충무공께서는 단순하게 전사하신 것이 아니라 그 싸움에서 돌아가시려

 

결심하시고 스스로 적탄을 맞았다고 보는 역사 학자도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에는 목숨까지 바칠 각오를 하신 분이 저토록 나라와 백성의 안위를 걱정하실까 생각하니 안쓰러운 생각마져 든다.

 

전황이 급박하던 상황에서도 충무공의 전공을 시샘하는 측에서는 헤어나지 못할 누명을 씌워 갖은 고초를 다 겪게 했지 않았는가.

 

하물며 전쟁이 끝나고 나면 오죽 하겠는가. 그 분은 그 것을 간파하셨던 것이리라. 그래서 일부러 갑옷도 벗은 채 뱃머리에 나와 지휘하시다가 적탄을 맞으셨다는 것 이란다.

 

사실이야 어떻든 나 역시 그 말씀을 듣고부터 그렇게 믿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존경스럽다. 우리나라 지도자 분들이 그런 어른의 반 만큼 만이라도 해 주셨더라면 지그쯤 우리 대통령 께서는 G7정상회의에 당당하게 참석하실 터인데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규모나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도자의 자리가 쉬운 것 만은 아니라고 본다. 내가 봉사하고 있는 YWCA만 해도 순수한 사회봉사단체이지만 회장이라 불리고 부터는 처신이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본래 회장이라는 자리는 “정신적으로는 지주요 물질적으로는 봉이어야 한다”는데 두 가지 중 하나도 제대로 못 갖춘 나로서는 힘 들 수 밖에. 그래서 애꿎게 내 주위의 가까운 분 들께 피해를 드리고 있어 항상 송구하다. 생활비를 축내면서 밖으로 쏘다니는 나를 묵묵히 지켜보며 무언으로 격려해 주는 가족들 한테도 항상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어려울 때면 가서 손을 벌려 도움을 받는 고향 선후배님들께는 주님이 열배 백배로 채워주시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리는 길 밖에 뾰족한 수가 없어 안타깝다.

 

그대신 나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려 노력은 해본다.

 

유치부 어린이들을 상대할 때는 동심으로 돌아간 철부지가 되고 시골 할머님들을 모실라치면 인터넷도 열어 보고 고금소총도 뒤적여본다. 그래서 소녀처럼 좋아 하시는 할머님들을 보면서 나도 덩달아 기쁘고 행복해진다.

 

얼마전에, 오랫동안 교육계에 몸 담으셨다가 지금은 고향 시골에 들어가셔서 채전을 가꾸시며 지내시다 고향사람들의 모임이 있을 때는 오시어 당신의 손주 뻘 밖에 안 되는 우리들과 격의없이 소주잔을 건내시며 형님, 오빠로 부르라고 하시는 분이신데 초등학교 다니는 손녀 한테 우셨다며 내 휴대전화에 문자메시지를 보내와 한 바탕 웃은 적이 있었다. “장마철 지혜롭게 넘기는 법 - 실실 웃자”였다.

 

이제 장마도가고 본격적인 더위와 휴가철이 시작될 모양이다.

 

장마철 못지 않게 넘기는데 지혜로워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혹 모르겠다 또 그 선배님이 이 글을 보시고 휴대전화에 문자메시지라도 주실른지.

 

/계정희(남원 YWCA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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