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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전주시 문화재단에 거는 기대

결실과 풍요의 계절이다.

 

이 가을, 각양각색의 문화축제가 전주에서 펼쳐진다. 세계소리축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광복60주년기념 베를린에서 DMZ 전, 문화의 달 행사 등 크고 작은 행사들이 풍성한 잔치를 벌인다. 가슴 설레고 반가운 일이다.

 

계절이 그렇고, 시절이 그렇고 모든 것이 넉넉해지는 가을날, 풍성한 문화적 혜택을 마음껏 누려 볼 일이다. 삶이 호흡이라면 문화는 공기와 같다는 말이 있다. 좋은 공기를 호흡해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처럼 좋은 문화를 다양하게 접할 때 우리의 삶 또한 윤택하고 행복해 질 수 있으리라!

 

전주시 문화재단의 청사진이 준비위원회 발족과 조례의 제정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문화의 도시를 지향하는 전주시 문화재단에 거는 기대는 적지 않다.

 

거대한 문화 권력의 탄생이나 또 다른 통제의 수단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문화정책개발과 보다 폭넓은 문화환경 조성을 위해서 문화재단의 필요성은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것 같다.

 

문화재단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어야겠지만 우선 문화재단이 해야 할 가장 절박한 사업은 각 단체와 문화예술인 더불어 시민 모두가 전주 문화의 흐름을 공유할 수 있는 일종의 터미널 역할이 아닐까 싶다.

 

농도로서 마을 사람들 너나없이 농사를 짓고 살던 그때는 우물가 빨래터 수다가 소문의 진상지였다. “누가 그랬다 더라”로 시작한 풍문은 어느새 사실이 되어 상종을 못할 사람이 되기도 하고 천하에 다시없을 몹쓸 인간이 되기도 하지만 농사철이 되면 너나없이 일을 해야 할 상황에 대놓고 사실 확인을 한다거나 조목조목 따져가며 소문의 진상을 밝힐 수도 없는 터, “카더라” 통신은 어떤 사람이나 단체를 극한 상황으로 몰아내어 더 나은 미래를 다지는 고민은 저리가라, 불신을 조장하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이 지역 문화계의 상황도 예외는 아니다.

 

문화재단이 투명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그 안에 발 담그면 편안하게 서로를 믿을 수 있고 책임을 공유하며 앞으로의 지향 점을 서로 고민하는 공간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요즘처럼 의사소통이 편리한 세상, 언제까지 우물가 정담에 “카더라” 통신이 대책없이 불신의 벽을 세우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문화재단의 모든 의사결정 상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이다.

 

회의록부터 의사결정에 참여한 위원, 예산의 흐름도 등, 과정에 동참하면 결과는 모두의 것이 된다.

 

서로가 소통할 수 있는 홈페이지 운영만 잘해도 문화재단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이라 확신한다.. 활발한 토론으로 의견의 다양성에 귀 기울이고 다수의 결정에 전폭적으로 함께하는 풍토를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문화재단이 첫째로 해야 할 일이다.

 

둘째로 문화의 영역을 보다 확대시키는 노력을 부탁한다.

 

도로의 표지판에서 간판에서 다양한 건물들에서 곳곳의 일상 속에서 문화의 힘을 확인할 수 있도록 문화도시 전주를 가꿔나가는 일은 문화재단만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각 단체와 시설, 문화예술인들의 역량을 결집시켜 도시를 변화시키는 노력을 다할 때 훗날, 2005년 가을 전주는 그야말로 풍요로운 문화결실 하나를 거둔 것으로 기록될 것이다.

 

/김승민(사단법인 마당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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