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호(한국종자협회 회장)
종자는 농작물 재배의 기본 요소이며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과거의 역사를 간직하고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며 미래의 희망을 나타내주는 신비의 생명체라고 일컬어진다.
우리 조상들은 굶어죽어도 씨앗은 베고 죽는다고 할 정도로 종자를 중요하게 여겨왔다.
최근의 종자는 생명공학과 첨단기술의 응용으로 고도의 기술 집약적이며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한알의 종자가 세계를 바꾼다”고 할 정도로 종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제 밀?옥수수 종자 개량 연구소’에서 밀 종자 책임자로 있었던 노먼 볼로구 박사는 1960년대와 1970년대 초에 키가 작고 병에 강하며 수량이 많이 나는 밀 종자를 노린 10(농림 10호)로부터 만들어내어 멕시코, 인도, 파키스탄, 북부 아프리카 등지의 국가에 널리 보급함으로서 세계 식량의 녹색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룩할 수 있었고 이렇게 이룩한 녹색혁명의 공로를 크게 인정받아 1970년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었다. 밀종자로 이룬 세계 녹색혁명의 본산지인 멕시코의 ‘국제 밀, 옥수수 종자 개량 연구소’의 벽엔 지금까지도 “하나의 유전자가 1억의 생명을 살린다”라는 표어가 걸려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쌀 생산량의 절대 부족으로 기아 선상에 헤메일 때 식량 증산을 국정의 제일 목표로 삼고 많은 노력을 쏟고 있었는데 1970년대 초에 서울대학교 농학과 허문회 교수를 중심으로 벼 육종학자들이 만들어낸 기적의 볍씨 통일벼를 성공적으로 재배함으로서 1970년대에 쌀 자급을 이룩할 수 있음으로서 한국의 녹색혁명을 가져올 수 있었다.
백생혁명이란 우수한 채소종자의 개발 덕택으로 사시사철 먹고 싶은 잎채소, 과일채소를 우리 식탁에 올려놓게 할 수 있었던 풍성한 먹거리를 우리에게 가져다 준 채소혁명에서 유래된 말이며 1980~1990년대 초반에 우리나라에서 백색혁명을 이룩할 수 있었다. 겨울철, 이른 봄철에는 날씨가 추워서 노지에서는 채소를 재배할 수 없으나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 내에서 채소를 재배하기 시작 하였으며 하우스가 들판을 흰색으로 덮었으므로 이를 백색혁명이라 불리어진 것이었다
최근에는 유전공학의 발달로 새로운 품종의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고 선진국은 이미 종자 산업이 미래의 고부가가치 분야임을 인식하여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다. 생명공학 산업의 핵이 되고 있는 종자 산업은 미래의 국가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관점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채소종자 육종실력은 세계 종자 시장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으며 특히 고추, 무, 배추, 수박 종자는 상당히 우수한 품목으로 인기가 있는 것도 사실 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채소 종자 시장은 국내 시장 규모만으로는 영세하므로 외국 수출 산업으로 키워가지 않으면 미래의 전망이 밝다고 볼 수 없다. 다행히 중국을 비롯한 인도, 인도네시아 등 거대한 농업국가에서 우리나라 채소종자를 많이 수입하고 있으며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우리 채소종자를 상당히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제 단일 농산물 품목 수출 규모로도 연간 수출액이 1,700~1,800만불에 달하고 있으며 앞으로 좋은 품종이 더 많이 나오면 수출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한국종자협회에 등록된 전국 채소종자 업체수가 모두 57개사인데 품종 육성과 판매, 수출을 하고 있는 업체가 전북 지역에는 전무한 상태이다.
전라북도는 경지면적으로 보나 종사업종으로 보나 타 시도에 비해 농업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이처럼 농업의 비중이 높은 전라북도 지역에 종자 전문 업체가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종자업체 뿐만 아니라 타 분야 농업자재 업체도 거의 없는 상태다. 농약 제조업체, 비료 제조업체도 전무한 상태이며 최근에 농기계 전문업체가 한개사 정도 들어서고 있는 정도이다. 바야흐로 이제는 모든 분야가 글로벌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농업도 안일한 태도와 근시안적인 발상으로는 아무런 희망이 없다. 튼튼한 경쟁력을 갖추어야만 살아남을 수가 있는 것이다.
전라북도는 전북대학교와 원광대학교에 종자를 전공하는 우수한 학과가 있으며 호남농업연구소를 비롯한 우수한 농업 연구기관도 있기 때문에 종자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인적 자원도 풍부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와 채소 식생활 습관이 유사한 중국이라는 광활한 종자 수출 시장과 일본이라는 거대한 채소 수출시장이 이웃에 있고, 더욱이 우리나라 육종가들의 자질이 높이 평가되고 있으므로 종자 산업의 전망은 상당히 밝다고 볼 수 있으니 이 분야 업체가 전북지역에 빨리 들어설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아쉽다.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발전해 갈 수 있는 우수한 종자업체가 전북지역 내에 하루 빨리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제반 여건 조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서기호(한국종자협회 회장)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