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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영어마을' 열풍

국가간 장벽이 무너지고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통합이 되면서 만국 공통어라는 '영어'를 모르면 살아가기가 퍽 불편한 세상이 됐다. 외국 문턱을 제 집 같이 드나드는 해외파는 말할 것도 없고, 평생 남의 나라 구경 한번 해볼 기회가 없는 기층민들까지도 영어를 모르면 답답한 세상이 된 것이다.

 

거리에 나서면 영어로 된 간판이 도배질을 해놓고, 상품이라는 상품은 거의가 영어 이름표를 달고 나오는데 제대로 영어공부를 하지 못한 사람들 헷갈릴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또 TV를 틀어도 신문 잡지를 펼쳐도 영어를 모르면 대목대목 그게 무슨 뜻인지 오락가락하기 일쑤요, 영어 좀 배웠다는 사람과 대화를 하려면 새로 뜨는 단어 웬만큼은 알아야 의사소통이 가능할 지경이니 이쯤되면 영어가 제2국어가 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는 말이다.

 

세상이 이렇게 '영어를 모르면 생존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경고를 하는데 어느 부모가 자식 영어공부 시키는데 소홀히 하고 싶겠는가. 무리를 해서라도 조기유학을 보내고 하다못해 단기 해외어학연수라도 시키려는 부모가 늘고 있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목하 전국에 영어마을 조성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이고 강원 제주도까지 무서운 속도로 확산이 되고 있다.이대로 가다가는 온 나라가 영어 경연대회장이 되지 않을까 두려울 정도다. 그렇다고 영어를 배우겠다는 수요와 욕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데 무조건 억제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참으로 어려운 국면이다.

 

얼마 전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경기도 간에 영어마을 확대 조성을 놓고 공방을 벌인 적이 있다. 김부총리는 영어마을을 늘리는 것보다 원어민 교사를 더 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지적을 했고, 경기도 측에서는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해외 어학연수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왜 반대하느냐며 반박을 했다. 양측 주장 모두 그럴 듯 하다.

 

국제화시대에 영어를 배우겠다는 데 탓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그러나 영어라면 무조건 배워야 한다는 영어 사대주의에 빠지는 것도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교육의 1차적 책임이 교육부에 있는 만큼 김부총리는 정치적 공방을 자제하고 책임있는 대안을 내놓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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