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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월드컵 신드롬

2006 FIFA 독일 월드컵 D-18일.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기적같은 '4강 신화'를 거머쥐고 온 국민이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빠졌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독일 월드컵이 코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열광적인 축구팬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평소 축구에 별 관심이 없는 주부들까지도 월드컵 개막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을 보면 축구 월드컵이 과연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임이 분명한 것 같다.

 

사실 국민들 마음 속에 독일 월드컵은 이미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번 대회에서 가슴 터질듯한 감격을 실컷 맛봤던 터라 그 여운이 짙게 남아있는데 연일 언론이 띄워대고 기업들까지 장삿속으로 국민들 감성을 자극해대니 목석이 아니고서야 들썩거리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매스컴은 우리 팀이 16강에 드는 것은 단연한 것처럼 떠들어대고 축구관계자들도 잘만 하면 지난 대회의 영광을 재현할 수도 있다고 바람을 잡아대니 국민들 마음은 벌써부터 16강이나 4강에 든 것 같은 환상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또 어떤 열성 축구팬들은 인터넷에 구체적인 스코아까지 제시하며 프랑스와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단언을 할 정도니 우리 국민이 독일 월드컵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클 것인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독일 월드컵에 국민들 관심을 끌어모은다고 해서 탓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그리고 독일 월드컵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것도 비난 받아야 할 일은 아니다. 국민의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으는 데는 전쟁 다음으로 운동경기만한 것이 없는데 독일 월드컵에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이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법이다. 기대도 적당한 선에서 조절을 해야지 너무 크게 가졌다가는 실망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더구나 실제보다 부풀려서 국민들 감성을 자극해 놓는다면 그 휴우증은 부풀린 것보다 몇 배 더 커질텐데 누가 책임을 질 수 있겠는가.

 

지난 월드컵 때 우리 국민은 과도한 목소리 사용으로 인한 음성장애, 장시간 TV시청에 따른 불면증, 심지어 심장마비에 의한 돌연사와 같은 월드컵 증후군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 만약 여기다 월드컵 성적까지 기대에 못미친다면 국민들이 오랫동안 훼닉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 독일 월드컵, 무턱대고 들뜰 일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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