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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거리응원

월드컵 축구가 지구촌을 달구고 있다. TV에 비치는 세계 각국의 응원전은 거의 광적이다. 독일 라인강변의 대형 전광판 앞에서 응원전을 펼치는 광경이 눈길을 끈다. 이른바 거리응원이다. 2002년 한국 거리응원에서 자극받은 것이라고 한다. 이젠 한국의 거리응원이 세계 각국에 ‘수출’되고 있다.

 

거리응원은 한국이 원조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한국의 길거리 응원은 전 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거리 응원을 펼친 '붉은 악마'들은 2193만 명.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오르면서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한 붉은 서포터들의 응원열기는 16강 이탈리아전에서 400만명, 8강 스페인전에선 500만명, 4강 독일전 때는 무려 700만명에 이르렀다. 인위적인 작동 없이도 거리응원의 조직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다.

 

한국-토고 전이 열린 13일 밤 전국 방방곡곡이 또한번 들썩였다. 전국 187곳에 148만명이 운집, 길거리 응원이 펼쳐졌다. 꼭지점 댄스에다 볼거리 이벤트가 다양하게 결들여져 이젠 하나의 문화로 뿌리내린 것처럼 보인다. 전북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전주 종합경기장 남쪽 백제로에서는 오후 6시부터 차량이 전면 통제된 가운데 수많은 축구팬들이 300인치 대형 영상시스템 앞에 모여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길거리 응원문화를 즐긴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부안 순창 진안지역을 제외한 11개 시군지역에서도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는 함성이 터졌다.

 

응원문화는 집단심리에서 파생되어진 강력한 힘이다. 개인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수많은 개인이 뭉쳐 집단을 이루고 그 집단이 하나라는 의식을 갖고 이루어 낸 것이 바로 거리응원이다.

 

왜 이런 거리응원이 가능한가. 심리학자들은 거리응원에 참여함으로써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되고 사회 정서적 욕구가 충족되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거리응원은 '사회적 촉진'을 증가시킨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사회적 촉진’은 타인들에게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에서 발생한다. 거리에 나가 대표팀을 응원했다는 사실은 국가행사에 관심이 많고 애국심이 뛰어나다는 걸 드러내 주게 되며, 이는 곧 자신을 과시할 기회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식이 내셔널리즘과 상업주의로 흐르면 폐해가 커지게 된다. 우리주변에 그럴 사람은 없을테지만.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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