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문화 정체성을 보여주는 한옥마을이 ‘무늬만 한옥’으로 변해 가고 있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한옥들이 개·보수되는 과정에서 겉만 한옥모습을 띨 뿐 실제는 나무나 흙, 회벽, 한식기와 대신 시멘트 기와와 철근 콘크리트로 떡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이 ‘짝퉁 한옥’이 양산되는 것은 비용이나 소유자의 의식도 문제지만 한옥을 한옥답게 지을 수 있는 전문 기능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옥을 제대로 건축할 인력도 없는 상태에서 엉터리 한옥을 짓는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제부터라도 전문기능인의 육성과 활용 등에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현재 도내에는 한옥분야 도지정 무형문화재로 단 3명이 활동하고 있다. 목가구의 전통창호와 소목장 각 1명씩과 대목장(도편수) 1명이 전부다. 토수와 지붕, 서까래 등 전통한옥 전문기술인력 전수자는 맥이 끊긴지 오래다. 또 고건축물을 보수할 문화재 보수기술 인력 전수자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이처럼 전문인력이 태부족이어서 한옥 신축이나 개·보수시 건축 소재는 물론 공법도 무분별하게 이루어 지고 있다.
한옥 전문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형문화재로 자정되기 까지 절차가 까다로운데다 분야별로 1명씩으로 한정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인재발굴이 어려운데다 뜻을 두었다가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형편이다.
이는 한옥 뿐아니라 한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 99년 한지의 기능보유자가 작고한 후, 뒤를 잇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한옥과 한지는 문화관광부에서 추진하는 한(韓)브랜드 6개 분야 사업중 전주가 지역거점으로 선정된 분야임에도 그럴 정도다. 전통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전주시로서는 이들 분야의 기능인력 확보가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사실 전통문화의 원형질을 간직하고 있는 무형문화재 전수자는 하루 아침에 양성되는 게 아니다. 이들에 대한 예우와 보존, 육성, 그리고 후계자 확보 등에는 특단의 정책적 배려가 따라야 가능하다. 또 이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있는 일본의 장인학교 등을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전주가 한국의 전통문화의 본향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이들 전문 기능인력 양성이 근간이 되어야 한다. 전주의 문화 정체성이 더 이상 훼손되기 전에 서둘러야 할 일이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