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구워먹어도 시원치 않을 더위. 폭염으로 지구촌 북반구가 펄펄 끓고 있다. 유럽쪽이 난리다. 네덜란드에선 300년만에, 스위스에선 140년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독일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0년 이래 가장 무더웠고 영국은 95년만에, 프랑스와 벨기에는 반세기만에 가장 무더운 여름을 맛보고 있다. 프랑스와 미국에선 지난달 각각 122명과 190여명이 숨졌다. 그러니 '살인폭염'이란 말이 나온다. 폭염원인을 놓고는 지구온난화와 여름철 당연한 현상 등 시각이 엇갈린다.
우리나라에서도 전국적으로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일 경북 의성의 최고기온은 37.2까지 치솟았다. 하루중 최저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 일수도 늘고 있다. 전주 대구 목포 포항 지역이 이미 평년 열대야 일수를 넘어섰다. 전주는 9일째다.
인간이 스스로 더위를 이길 수 있는 한계는 섭씨 34도. 34도가 넘으면 땀만으로는 열기를 식힐 수 없어 요즘처럼 34∼35도를 오르내리는 날이 계속되면 여간 고역이 아니다. 체온이 1도 올라가면 심박수는 15회나 증가하기 때문에 정신건강도 위협받는다.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어느 환경운동단체가 ‘쿨비즈(Cool Biz)’ 캠페인을 벌이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쿨비즈란 '쿨'과 '비즈니스 룩'의 합성어. 말 그대로 시원하게 일하기 좋은 패션이란 뜻이다. 노타이 노자켓 등으로 체감온도를 떨어뜨리는 업무복장을 일컫는다. 이 캠페인의 핵심은 넥타이와 양복 재킷을 벗고 일하자는 것. 노타이 차림은 넥타이를 매었을 때 보다 체감온도가 2℃ 정도 떨어진다고 하니 요즘처럼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는 ‘옷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센스가 무더위를 극복하는 지혜다.
그런데 이런 삼복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넥타이 매기를 고집한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매는 사람은 더 덥고 그걸 보는 사람은 갑갑하다. 무더위에 웬 넥타이냐며 넥타이를 풀라고 해도 풀지 않는 조직문화도 있다. 윗사람이 풀지 않으니 덥지만 참고 그냥 따라가는 꼴인데, 그런 사고가 넥타이 맨 것보다 더 답답하다. 넥타이 풀고 부채 들면 체감온도는 2도가 아니라 4∼5도는 내려갈 것이다. 무더위를 극복하는 지혜도 있는데 그걸 외면하니 더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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