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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사회환원

철강왕 카네기는 “부자로 죽는 것처럼 부끄러운 것은 없다”고 했다. 빈 손으로 태어나 빈 손으로 돌아가는 게 인생인데 죽을 때까지도 부(富)를 움켜잡고 가는 인생에 대한 경멸의 의미일까, 사회환원을 강조하는 의미일까.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자선사업가’라 불리길 좋아했던 록펠러, 은퇴 후 자선활동에 앞장서겠다는 빌 게이츠. 모두 돈만 아는 부자가 아니라 품위 있는 부자들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51)은 500억 달러 재산 중 가족 몫으로 1,000만 달러만 남기고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고, 세계 두번째 부자인 워런 버핏(76)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재산의 85%인 370억 달러(약 37조원)를 자선재단에 내놓기로 했다.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면 자식을 망칠 수 있다” 며.

 

최근엔 아시아 최대 갑부인 홍콩의 리카싱(78) 청쿵(長江)그룹 회장이 재산의 3분의 1 이상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63억 달러, 약 6조원 규모다.

 

“부(富)가 있다고 해도 사회를 위해 공헌을 하지 않으면 귀하지 않고 천하다” “아무리 이윤이 커도 사회에 해를 끼치는 사업은 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논어에 나오는 “의롭지 않은 부귀는 뜬 구름과 같다”는 말은 그의 좌우명이다. 부와 사회에 대한 그의 철학이 새롭게 다가온다.

 

평생 이룩한 재산을 아낌없이 사회에 내놓는 부자들. 이런 고품격의 부자들이 많이 나올 때 그 사회는 발전하고 부자들에 대한 존경심도 높아질 것이다.

 

우리나라 대기업 회장들도 사회환원을 약속했다. 올해 초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의 사재를 비롯해 8,000억원을 사회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두달 뒤엔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회장 부자의 사재 1조원을 사회에 기부한다는 선언이 나왔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의혹과 비자금 조성 등의 이유로 모두 검찰 수사가 초읽기에 몰렸을 때 나온 약속이다.

 

그래서 면죄부성 사회환원이라는 눈총을 받았다. 동기가 순수하지 못한 탓이다. 사회환원의 철학도 없다.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굴지의 대기업들 머리굴리는 모양이 이래서야 원….

 

바다이야기를 퍼뜨린 장본인 중 한명인 우전시스텍 사장도 사회환원을 여러 차례 얘기했다 하니 사회환원이 한국에서는 '치장술'로 쓰이는가 보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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