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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발등 찍는 민주당 전북도당

김재호 기자

최근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 전북도당의 파벌싸움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행태다. 그들이 민심을 얻어 도정을 책임지고, 국정을 책임지겠다고 나설 자격이 있는지 의심될 만큼 어처구니가 없다.

 

과거 그들은 전북의 품 안에서 호의호식해 왔다. 때로는 독재정권에 항거하며 갖은 고초를 겪었지만, 도민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그들은 싸울 수 있는 힘을 얻었고 웃을 수 있었다.

 

반민주 반독재에 맞서 민의를 대변하는 과정에서 참으로 많은 민주당 사람들이 감시와 투옥 등 형극의 나날을 보내야 했지만, 도민들의 지지는 식을 줄 몰랐고 결국 두차례에 걸쳐 정권을 거머쥐는 짜릿함도 맛보았다.

 

지난 2003년 열린우리당이 창당되면서 민주당은 살이 찢어지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1997년 대선 승리로 수권정당으로서 막강한 ‘권력’을 장악했고, 2002년 대선 승리로 장기집권 가능성도 꿈꿨지만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 됐다. 민주당 간판을 내걸고 얻은 대선 승리였지만, 민주당은 토사구팽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후 그들은 눈물로 가득한 ‘배신’의 나날을 보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민주당사는 폐쇄됐고, 제대로 된 당사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이곳 저곳 떠돌아 다녔다.

 

그렇게 와신상담 3년여 세월이 흐르면서 또 다시 정계 개편의 기류가 흐르고, 지금 민주당은 어떤 희망에 가득차 있다.

 

그동안 한화갑 대표는 틈만 나면 주장했다. “배신정당을 심판해야 한다” “열린당은 없어질 정당이다” 고 열을 올리며 재기 의지를 불태워 왔다.

 

민주당의 증오, 예언이 먹혀들고 있는 것일까. 열린우리당은 날개 꺾인 새처럼 끝없이 추락하는 지지도를 견디지 못하고 통합신당 카드를 꺼내들고 말았다. 이번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면 그들의 통합신당 윤곽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민주당에게 호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향후 정계 개편 과정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흥분도 감지된다.

 

세상만사 새옹지마라지만, 세상 일에 모두 적용될까. 아닐 때가 많을 수도 있다. 요즘 민주당 전북도당의 내홍을 보고 있자면 더욱 그렇다.

 

민주당 전북도당이 소위 ‘한화갑-정균환 대리전’으로 불리는 패거리 싸움에 휘말려 이성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무릇 패거리가 나뉘면, 패거리 구성원 모두는 자기 쪽이 헤게모니를 쥐어야 한다는 강한 집착에 빠지게 마련이다. 대다수 ‘지역위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한화갑 파’와 ‘민주당 도의원’ 등을 중심으로 하는 ‘정균환 파’는 한치의 양보도 없어 보인다. 최근 한화갑 대표가 엄대우 군산지역위원장을 도당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하면서 더 심각한 양상이다. 엄 위원장에 반대하는 당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엄 위원장은 대변인과 정책실장 등 새 당직자를 임명하는 등 세력 다툼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나아가 지난 13일 도당을 확실히 접수한 엄 위원장은 첫 상무위원회를 열었다. 반대측 인사 3명이 도당 공금 3억원을 빼갔다며 횡령, 형사고발을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전북도당 내홍과 관련 한화갑 대표는 “엄위원장을 중심으로 수습하도록 할 것”이라며 일단 발을 뺀 상태다. 정균환 부대표도 최근의 전북도당 내홍과 관련 별다른 수습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당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 당 내홍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사람들이 뒷짐만 지고 있는 사이 떠들썩한 잡음만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 시점에서 과거를 되돌아 보아야 한다. 작은 것에 집착하다 큰 것을 잃었던 많은 사례들을 상기해 보아야 한다. 전북의 미래를 담보할 지역 현안은 뒷전에 놓고 세력 다툼에 급급한 민주당을 향해 도민들이 과연 몇 표나 던질 것인지 계산해 보아야 한다. 열린우리당은 여전히 살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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