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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노인학대

공자의 언행을 기록한 공자가어(孔子家語)에는 이런 귀절이 나온다.

 

“옛날에 유우씨(有虞氏)는 덕이 있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면서도 노인을 숭상했으며, 하후씨(夏后氏)는 벼슬 있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면서도 노인을 숭상했으며, 은(殷)나라 사람은 부(富)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면서도 노인을 숭상했으며, 주(周)나라 사람은 친족을 귀하게 여기면서도 노인을 숭상했습니다. 그러니 우·하·은·주는 천하의 융성한 임금들로서 모두 나이 많은 자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이것으로 본다면 천하에서 노인을 귀하게 여긴지가 오래되었고, 그 다음으로 제 부모를 섬기게 되었던 것입니다.”

 

세종실록에 따르면 세종은 70세 이상 부모가 있는 관리는 외직으로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한 해 두차례씩 궁중에서 노인들을 위해 양로연을 베풀었다. 또 천민이라도 90세 이상이면 쌀 2석씩을 주었고 100세가 넘으면 면천(免賤)과 함께 남녀 노인에게 각각 7품 벼슬과 봉작(封爵)을 내렸다.

 

노인들을 존경하도록 임금 스스로 모범을 보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 속담에 ‘나라 상감님도 늙은이 대접을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영국에는 ‘노인의 망령은 죽지 않으면 낫지 않는 병’이라는 부정적인 말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속담은 긍정적이다. ‘노인을 모신 가정은 길조(吉兆)가 있다(이스라엘)’, ‘집에 노인이 안계시면 빌어서라도 모셔라(그리스)’ ‘훌륭한 노인은 앙금을 제거한 좋은 포도주와 같다(페르시아)’ 등이 그렇다.

 

이런 예화도 있다. 미국의 시인 롱펠로는 백발이 되어서도 정열적인 시를 끊임없이 발표했다. 이에 감탄한 한 청년이 물었다. “선생님은 노인이신데도 어떻게 그처럼 시를 잘 쓰십니까?” 그러자 이렇게 답했다. “저 나무처럼 양분을 잘 섭취하면 저렇게 푸르르게 자라 열매가 맺는단다”.

 

12일 ‘노인학대 예방 세미나’가 전북도청 4층 강당에서 열렸다. 노인학대예방센터에 따르면 노인학대 상담건수는 지난해 1만3천836건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형별로는 언어·정서적 학대가 44%로 가장 많았고 방임, 신체, 재정적 학대 순으로 나타났다. 놀라은 것은 가해자가 아들 50.8%, 며느리 19.7%, 딸 11.5%, 배우자 6.6% 등 가족이 90%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긴급히 해결해야 할 고령화의 덫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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