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국내 이공계분야 명문 대학의 하나인 포스텍(옛 포항공대)의 올 수석졸업자가 의대로 진로를 바꾼 것은 우리사회의 심각한 이공계 기피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당사자는 “이공계에선 박사학위를 따도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했다”며 이공계위기의 원인에 대해 “비전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잇달아 발표된 조사결과도 충격적이다. 서울대등 국내 5개대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49.1%가 전공을 바꿀 계획이거나 바꿀 생각을 했다고 응답했다. 또 한국교육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4년제 일반대학및 전문대학 공학·자연계열 입학생 수가 1999년 28만3천여명에서 지난해 20만7천여명으로 26.7%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산업사회로 진입하던 1960∼70년대 이과 학생들의 최고 지망대학은 서울대 공대 였다. 우수한 인재들이 졸업후 자부심을 갖고 연구에 몰두한 결과 지금 우리가 자랑하는 세계 최고수준의 IT ·조선강국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현실은 어떠한가. 의사·변호사등 자유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 사회적 지위 약화, 고용불안등이 기술인력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노력에 비해 보상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공계 기피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과학기술 인력의 수급난으로 이어져 연구개발 위축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국가생존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상황으로 치닫게될 우려가 있다. 특히 세계 최고수준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새로운 도약을 하려는 우리 입장에서 인재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은 더 더욱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게 돨 것이다.
현재 이공계 위기에 대한 진단은 이미 나와있는 상황이다. 대안 마련과 실천이 필요한 것이다.물론 그동안 정부가 손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금의 여러 정황은 정부 대책등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음을 반증해주고 있다. 오늘의 이공계 현실을 위기로 인식해야 한다. 정부는 이공계 대학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과 함께 기술인력 우대 사회풍토 조성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더 늦기전에 성숙한 안목과 지혜를 모아 국가의 생존전략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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