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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인사 약속 지킨 '이한수 시장' - 엄철호

엄철호(익산본부장)

공자의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인 증자(曾子)에 관련하여 약속 얘기 한토막이 있다.

 

어느날 증자의 아내가 시장에 가려는데 아이가 울면서 뒤좇아 와 같이간다며 보챘다.

 

그러자 그의 아내는 급하고 귀찮은 나머지 “어서 집에 들어가 있거라, 시장에 다녀오면 돼지를 잡아서 맛있는 고기를 먹도록 해주겠다.”고 했다.

 

물론 아이를 달래기 위해 급한 마음으로 둘러댄 말이었다.

 

그러나 아내가 시장을 봐 집에 돌아왔을 때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남편인 증자가 돼지를 잡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깊은 생각 없이 불쑥 내던진 말이었음을 실토하자 증자는 정색을 했다.

 

아이들에게 대충 거짓말로 둘러대면 그대로 배울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또 아이가 자신이 속은 줄 알면 장차 부모의 말인들 어찌 믿으려 하겠는가 하고 반문했다.

 

증자는 결국 돼지를 잡아 아이에게 먹였고, 그것으로 약속을 지켰다.

 

예부터 약속은 천금과 같아야 한다(千金一約)고 했다.

 

증자 부모들이 자식과의 약속과 믿음을 얼마나 엄중하게 생각했는가를 엿보게 하는 한 대목이 아닐수 없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부모와 자식 간에도 한 번 신뢰구조가 무너지면 얼마나 엄청난 후유증이 뒤따르게 된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증자는 비록 가볍게 내 뱉은 말이지만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 돼지 한 마리를 잃는것 보다 더 소중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허물없는 가족 간의 약속도 이렇게 해야 하는데 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의 경우는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이 약속을 분명 이행해야 한다.

 

최근 익산시가 조직 개편 단행에따른 대대적인 인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 18일 우선적으로 본부장과 팀장을 중심으로한 승진 예정자 후보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4급 1명, 5급 1명 등 간부급에서 9급 하위직에 이르기까지 80여명에 대한 대대적인 승진 예정자를 발표했다.

 

경쟁력과 업무 효율성 극대화 기치를 내걸고 기업형 팀제 도입에 대비한 이번 승진 인사는 내용면에 있어 다른 인사와는 차별성을 지니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연공서열등을 중시했던 지난날의 인사 관행을 크게 탈피하여 철저한 능력과 업무 평가에 의해 단행된 파격적인 인사 그 자체 였던 것이다.

 

이한수 시장은 그동안 ‘그 밥에 그 나물격’인 인사는 분명 없을것이다며 공직사회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여러차례 밝혔다.

 

복지부동을 최고의 덕목으로 알고 있는 안일한 공무원, 민원은 대충 처리하고 상사의 눈치를 살피는 일에만 열중인 약삭빠른 공무원, 평상시에는 납작업드려 있다가 인사철만 되면 줄대기에 바쁜 인사 청탁 공무원 등을 철저히 가려내어 책임과 능력 한계를 따져 뭍겠다고 했다.

 

사석에서 이미 여러차례 이같은 뜻과 의지를 밝힌 이시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그 약속을 지키고 실천에 옮겼다.

 

뒷줄도 없고 화려한 배경도 없이 음지에서 묵묵히 일만 하던 상당수 공무원들이 이번 인사를 통해 제대로 평가 받아 중용 됐다.

 

일부 지도층 인사들의 변함없는 인사 청탁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고 검증한 이번 인사를 보면서 자칫 진흙속에 파뭍혀 있을 인재들이 시대적 개혁 흐름에 때맞춰 빛을 본것 같아 퍽이나 다행스럽게 여겨지고 있다.

 

필부(匹夫)의 한마디라도 천년을 변치 말아야 한다(丈夫一言千年不改).

 

하물며 시장이 공무원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데 무슨 사족(蛇足)이 필요하겠는가.

 

시민과 지역 발전을 위해 시장과 함께 뛰며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은 반드시 중용하겠다는 시장의 약속을 믿고 이번에 기회를 잡지 못한 또다른 공무원들은 하루빨리 서운함을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한번 운동화 끈을 힘껏 조여매길 바란다.

 

/엄철호(익산본부장)

 

 

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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