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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새만금은 무한한 도전 공간 - 이상직

이상직(KIC 부회장)

최근에 찾은 전주는 장마철의 잿빛 하늘을 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고즈넉한 전주의 분위기와 잿빛하늘이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필자의 시선은 자연스레 고향의 풍광을 따라가고 있었다. 수십 년 전부터 느껴온 내 고향 전주의 느낌이 어색하지 않게 다가왔다. 오랜 세월의 변화를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단지 고향이기 때문인가. 밖으로 나가야 안이 더 잘 보인다는데 고향의 발전에 대한 문제만큼은 그렇지가 못한 것 같다. 사실 서울에 살게 되면 지방의 문제를 절실하게 받아들이기 힘들어진다. 지방을 그리고 고향을 지역발전이라는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옛 추억이 살아 있는 수십 년 전의 흔적이 그대로 간직되기를 바라는 모호한 정서가 지배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중앙과 지방에 있는 전북출신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부재가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누구에게나 잠재되어 있는 고향에 대한 로열티를 현실화시키는 자극이 필요한 것이다.

 

국가나 기업에서 리더의 열정과 능력 즉 리더십이 중요함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지역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주영이라는 한 기업인에 의해 울산의 역사가 쓰여지지 않았는가. 흔히 울산을 말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이나 입지(對 일본)를 이야기하는데, 과연 정주영의 열정과 리더십이 없었어도 가능했을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모호한 정서가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오늘의 전라북도의 정치적 능력이나 입지(對 중국)는 필자를 비롯한 전북 출신 기업인들을 부끄럽게 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찾아 도전해야 하는 기업인으로서 필자 역시 고향인 전라북도의 가치에 대한 고민은 정작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세계의 시장’이라 불리는 중국이 점차 세계의 ‘부(副)’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이른바 중국의 ‘동해벨트’에 집중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서해벨트’가 가지는 지정학적, 경제적 역할은 지속적으로 증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서해벨트의 중심축이 될 새만금이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으로서 역할을 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부터라도 전라북도가 가지고 있는 경제적 가치, 미래의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새만금이라는 무한한 도전 공간이 있지 않은가. 새만금은 미래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과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비전과 꿈을 머금게 될 것인데, 이것은 현실적인 난제를 풀어가는 치밀한 리더십과 전라북도민의 확고한 열정을 통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한편으로 우리의 고민은 새만금이 품게 될 가치가 전라북도에 머물지 않고 전국적이자 세계적인 가치를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고향을 생각하는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도전할 새로운 목표가 생긴 것이기도 한데, 앞으로 한 올씩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열정의 불씨가 되고 있음을 밝힌다. 또한 필자와 같은 기업인들의 노력으로 전라북도의 경제에 등불이 드리워지기를 소망하면서, 지금까지 어떤 지방자치단체가 이룩한 것 보다 더 큰 가치를 창조한 미래의 전라북도를 가슴에 품어본다.

 

/이상직(KIC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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