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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휴전선

“나는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려다가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의 구차한 안일을 취하여 단독 정부를 세우는데는 협력하지 아니 하겠다”고 다짐하며 38선을 넘었던 김구선생.김구선생은 1948년 4월 19일 평양에서 열린 통일을 위한 남북지도자 연석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38선을 넘었다.노무현대통령도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분단 54년만에 군사분계선을 넘어 평양에 갔다.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 번은 천둥 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저어 서로 응시하는 쌀쌀한 풍경.아름다운 풍토는 이미 고구려 같은 정신도 신라 같은 이야기도 없는가.별들이 차지한 하늘은 끝끝내 하나인데......우리 무엇에 불안한 얼굴의 의미는 여기에 있었던가./모든 유혈은 꿈같이 가고 지금도 나무 하나 안심하고 서 있지 못할 광장.아직도 정맥은 끊어진 채 휴식인가 야위어 가는 이야기뿐인가./언제 한 번은 불고야 말 독사의 혀같이 징그러운 바람이여.너도 이미 아는 모진 겨우살이를 또 한번 겪으라는가 아무런 죄도 없이 피어난 꽃은 시방의 자리에서 얼마를 더 살아야 하는가 아름다운 길은 이뿐인가./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 번은 천둥 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광주 출신 박봉우 시인의 ‘휴전선’.1956년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이 시는 전쟁의 포성이 멎은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발표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이데올로기의 첨예한 대립과 적대감을 극복하고 진정으로 민족이 하나가 되는 통일의 그날을 갈망하는 시인의 절규가 비교적 잘 표현돼 있다.1연에는 믿음 없는 대치 상황이 2연에는 불안한 평화의 남과 북이 3연에는 반목과 질시의 세태 비판이 4연에는 멀어지는 관계가 그리고 5연에는 전운 상존의 비극성이 묘사돼 있다.

 

휴전선을 노래한 시인은 갔다.시인이 살아 노대통령이 휴전선을 넘는 광경을 보았다면 뭐라고 노래했을까.비장한 각오로 38선을 넘었던 김구선생과 남북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휴전선을 넘었던 노대통령의 발길이 통일로 가는 지금길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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