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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주시의 치수(治水) - 양용모

양용모(전주시의원)

전주의 지세는 북서가 허하고 비었다. 그래서 전주천을 따라 기가 빠져 나간다. 허함을 보하기 위하여 북문에 웅성을 쌓고 숲정이를 만들었으며 덕진연못을 파고 둑을 만들었다. 전주는 역설적으로 온전하지 못하여 이름을 온전한 고을이라고 하였다. 물이 인간의 근간이라면 기(氣)란 즉 물(水)이다.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전주를 온전하게 보전하려면 물을 막아 보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풍수를 도시건설에 적용하는 학인(學人)들이 하는 말이다.

 

오늘의 전주는 물을 보전하는데 실패하였다. 그래서 전주는 한여름이면 전국 최고의 기온으로 시민들이 헉헉 거린다. 늦었지만 전주시가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치수에 나섰다. 노송천 복원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마침 중앙시장의 복개한 부분이 위험신호를 보내 뜯어내야 할 판에, 마침 잘 되었다. 아예 복개한 노송천을 열어 버리자는 것이다. 1·2단계 합하여 875억원이 들어가는 대공사이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인위적으로나마 흘러 보낼 물의 확보가 쉽지 않는 것이다. 물이 흐르지 않으면 개천은 시궁창으로 변하여 버릴 것이다. 처음 지하수를 개발하는 방법에다 아중저수지 물을 끌어 들이는 방법까지 모색하였으나 여의치 않다. 없는 물이 지하에 있을 리 없고, 아중저수지 아래 주민들이 물을 내어줄리도 없다. 물을 확보하지 못하는 노송천복원은 아무 의미가 없다. 오히려 덮어두는 것 만도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전주하수종말처리장은 전주천 하류 즉 송천동에 있다. 제대로 관리를 못하여 악취로 인한 주민불편이 크다. 친환경적이고 친주민적으로 운용을 하고 있지 못하는 증거이다. 이는 행정기관의 실책도 문제지만 전주시민의 무관심의 원인도 있다. 그러나 전주시민이 배출하는 하루 30만톤 이상의 오폐수는 아무리 무관심하고 멀리하고 싶어도 그리하지 못한다. 어차피 우리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주하수종말처리장의 하루 30만 톤의 물을 역수시켜 노송천에 흘러 보내고 갈수기에 전주천의 유지수 활용 방안은 어떠한가. 일찍이 검토하였던 방안이었다고 한다. 지난 전주시의회에서 주관하였던 전주 열섬화 방지를 위한 심포지엄에 토론자로 참석해 이 문제를 거론하였다. 하수종말처리장의 하루 30만 톤의 물을 역수시키자는 제안을 하였다. 다시 정리하자면 기린봉을 중심으로 한 주위에 댐을 만들어 습지를 만든 다음 수생식물을 심어 생태공원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처리된 하수를 부어넣어 자연정화를 시킨 다음에 노송천으로 흘러 보내는 것이다. 1석2조이다. 전주의 열섬화 방지에 중요한 물을 이용할 수 있어 좋고 전주하수종말처리장을 시민의 관심으로 올려 제대로 된 정화를 할 수 있어서 좋다. 더욱 다행스러운 것은 전주 시가지의 지형이 동부우회도로를 중심으로 활처럼 형성되어 있다. 동부우회도로를 이용하여 통관을 묻어 끌어올리면 그리 큰 공사비도 들지 않는다.

 

마침 전주시장은 지난 시의회 질문·답변과정에서 하수종말처리장의 물을 이용할 경우에 국비를 70%이상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제 때가 된 것이다. 물이 부족한 전주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한 치수(治水)의 때가 된 것이다. 다행인 것은 전주시가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적이고 치밀하게 준비하고 계획하여 반드시 추진하기를 바란다.

 

/양용모(전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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