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에서 고속도로망이 가장 잘 갖춰진 국가는 총연장이 8만8000여㎞ 에 달하는 미국이다. 하지만 세계 최초 고속도로는 1933년 건설된 독일의 아우토반이다. 당시 히틀러는 “수레와 말에 의한 교통이 수레와 말 자신을 위한 도로를 만들었듯 자동차를 위한 자동차 도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당시 히틀러가 아우토반에 매달린 이유는 1차 세계대전의 독일 패인이 수송력 부족에 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65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를 구제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전쟁에 대비하면서 공황을 타개하기 위한 두가지 목적의 ‘독일판 뉴딜정책’이었던 셈이다. 속도제한 없이 능력껏 달릴 수 있게한 아우토반은 결과적으로 독일의 자동차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원동력이 되었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차로 손꼽히는 벤츠나 BMW, 아우디는 아우토반이 없었다면 탄생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도 독일과 인연이 깊다. 1964년 박정희 전 대통령은 서독방문 길에 아우토반 본∼쾰른간 20㎞ 구간을 시속 160㎞로 달려 본뒤 국내 고속도로의 모델로 삼았다. 1968년 경인 고속도로에 이어 1970년 서울∼부산간 417㎞의 경부고속도로 전구간이 개통되면서 우리나라도 명실상부한 고속도로 시대를 맞게됐다. 지난해 말에는 전국 고속도로 3000㎞ 시대를 열었다.
오늘날 고속도로는 육상 물류수송의 기간동맥으로 산업활동에 필수적인 인프라가 됐거니와 인적수송에서도 시간상 거리를 크게 단축시켰다. 하지만 전국을 거미줄 처럼 연결시킨 고속도로가 산업발전이라는 순기능만 가져온게 아니다. 전국 중소도시의 기능이 인접 대도시로 흡수되는 ‘빨대효과’때문이다.
지난주 건교부가 우리의 뛰어난 도로기술과 정보기술(IT)을 접속시켜 시속 160㎞ 대로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이른바 ‘지능형 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도로에 감지장치를 설치해 달리는 차의 차선 이탈을 막고 차간 간격도 일정하게 유지하는 한편 운전자들에게는 각종 정보를 실시간 전달해 안전을 확보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능형 도로의 상징성을 감안해 우선 서울과 충남에 건설중인 행정중심 복합도시간 도로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모양이다. 행복도시와 가까운 도내 북부지역의 빨대효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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