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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정치인과 로스쿨 - 엄철호

엄철호(익산본부장)

사실 과 현상을 변형시키거나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거짓말이다.

 

어린 아이처럼 자신도 모르게 별다른 동기없이 하는 거짓말, 좋은 뜻이나 목적을 실현시키기 위해 하는 선의의 거짓말이 있지만 오늘날의 우리사회에는 타인을 속이기 위한 의도적인 거짓말이 더 많은것 같다.

 

의도적이건 악의적이건 거짓말은 강력한 유혹성을 갖는다.

 

순간의 처지를 모면하기 위해 이 보다 더 좋은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거짓말을 하고 나면 그 중독성에 갇히게 되면서 더 나쁘고 황당한 거짓말을 반복할수밖에 없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헤어날 수 없는 더 깊은 늪에 빠질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나 정치권이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뒤늦은 후회를 생각해서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의 마지막 종말을 다시한번 깊게 되새겨 보고 신중하게 처신해 주길 바란다.

 

31일 익산시청 브리핑룸은 때아닌 기자회견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원광대의 로스쿨 유치 확정 소식이 전해지기가 무섭게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예정인 지역 예비후보자들이 앞다퉈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후보 공천이 코 앞에 다가온 다급한 상황에서 이들의 경쟁적 기자회견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발빠른 행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일부가 원광대의 로스쿨 유치를 마치 자신의 공로로 인해 성과를 거둔것처럼 거짓 포장하고, 또한 이들의 실제 업적을 깎아 내리기 위해 정연한 논리를 앞세워 현란한 말솜씨를 뽐내는 모습을 보면서 매우 씁쓸함을 느끼게 했다.

 

자신들의 얘기가 경쟁자의 실질적 활약상을 폄하키 위해 비방하고 있는것 아닌지, 아니면 남의 공로를 가로채 무임승차 하려고 하는것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고 진실을 말해달라고 되 묻고 싶었을 뿐이다.

 

오전 10시.

 

국회 조배숙 의원과 한병도 의원이 원광대 로스쿨과 관련해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할수 있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혼신의 노력을 다 한 결과, 원광대 로스쿨 탄생을 이끌수 있었다며 깊은 보람과 감회를 담아 술회했다.

 

오전 11시.

 

이번에는 대통합민주신당 익산을에 출사표를 던진 윤승용 후보가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로스쿨 유치가 정치적 입김으로 결정할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런 어처구니 없는 생색을 낼수 있냐며 앞서 기자회견을 한 2명의 현역 의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당사자인 원광대 관계자들에게 알아보면 누가 진짜 숨은 공로자인지 다 알고 있는 마당에 거짓 치적을 할수 있냐고 지적했다.

 

익산갑 출마자인 정재혁 후보도 이어 기자회견을 했다.

 

이번 로스쿨 선정에 그 어떤 정치적 상황 고려 없이 공명정대하게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 표만을 의식해 거짓을 진실로 바꿔 호도하고 있다는 정 후보는 생색내기에 급급한 이들 정치인에 대해 강한 혐오감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결국 일등공신을 가리기 위한 진실공방전만 펼쳐진 이날의 기자회견은 지역 정치인들끼리 서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맹비난으로 시작되어 비판적 말만 쏟아낸채 끝나고 말았다.

 

분명 누군가는 진실을 감춘 거짓 기자회견을 한 것 같은 느낌을 갖기에 충분한 분위기였다.

 

내심 분통이 터지고 심한 배신감까지 느끼게했던 이날의 공적 다툼 기자회견은 아직까지도 거짓이 판을 치고 있는 오늘날의 지역정치를 보는것 같은 생각으로 이어지면서 뒷 맛이 영 개운치 않았다.

 

고도의 도덕성과 정직성을 요구하는 자리에 서있는 그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측은한 생각까지 들게 했던 것이다.

 

순간의 위기는 넘길지 몰라도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져 더 치명적인 타격을 받지 않을까 걱정스러울뿐이다.

 

같은 물이라도 독사가 마시면 독이 되고 젖소가 마시면 우유가 된다.

 

아무리 생색을 내고 싶다고 하여 진실을 숨긴채 거짓말을 했다거나 상대방을 깎아내리고자 거림낌없이 거친 독설을 퍼부었다면 이번 총선에서 분명 독을 마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엄철호(익산본부장)

 

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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