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道路)명과 건물번호로 주소를 나타내는 새로운 방식의 주소체계가 시행된지 1년이 넘도록 겉돌고 있다. 바뀐 체계를 적극 사용해야 할 시민들을 비롯 공공기관들의 관심과 인식이 낮다보니 새주소를 외면하면서 빚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새로운 주소체계는 기존의 지번(地番)을 쓰지 않고 선진국 처럼 도로마다 이름을, 건물에는 번호를 부여해 알기 쉽게 목적지를 찾게 한다는 취지로 도입했다. 지번 중심의 기존 주소체계가 일제 강점기때인 1910년 만들어져 줄곧 사용되어 왔다는 점에서 100년 만의 주소체계 개편인 셈이다. 정부는 새주소 사용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2011년 까지 기존 지번주소와 새주소를 병행해 사용하고, 2012년 부터는 새주소 체계로 완전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새주소 체계를 도입한 정부 취지는 기존의 지번주소가 복잡다단하게 개발된 도시환경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주소체계를 남겨준 일본도 오래전에 도로명 주소를 바꿨다. 게다가 물류 정보화 시대를 맞아 위치 정보를 손쉽게 나타내는 정보체계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문제는 이같은 취지에서 시작한 새주소 체계가 각 자치단체의 사전 준비 미흡에 홍보가 제대로 안돼 시민들의 인지도가 너무 낮아 시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도로명 명명과정에서 지역적 연고나 유래등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데다 추상적 이름이 많아 시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푸른길'이 도로명으로 채택된 사례만도 150개소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숫자로 길을 구분하려는 행정편의주의도 시민들의 거부감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홍보부족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제도적으로는 이미 새주소 체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시민들 상당수는 자기 집의 새주소가 무엇인지 조차 모르는 실정이다. 공공기관 부터 새주소 사용을 외면하고 있으니 시민들의 무관심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실제 최근 우체국에서 발송하는 100통의 우편물중 새주소를 표기한 우편물은 2∼3통에 그치고 있다니 시민들의 인식도를 짐작할만 하다.
새주소 체계의 전면 시행예정인 2012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엄청난 예산을 들여 준비를 마친 제도가 사장돼서는 안된다. 명칭등 개선할 사안이 있으면 서둘러 보완하고, 시민들이 제도시행 취지를 알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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