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철호(익산본부장)
푸에르토리코의 국립미술관에는 푸른 수의를 입은 노인이 젊은 여자의 젖을 빠는 '노인과 여인'이라는 그림이 걸려 있다.
방문객 대부분은 노인과 젊은 여자의 부자유스러운 애정행각을 그린 이 작품을 보고 우선 불쾌한 감정을 표출한다.
딸 같은 여자와 놀아나는 노인의 부도덕을 꾸짖는 이들은 어떻게 이런 싸구려 그림이 국립미술관이란 곳에 버젓이 전시되어 있는지 의아해 한다.
그것도 입구에...
딸 같은 여자와 놀아나는 노인의 부도덕을 다시한번 통렬히 꾸짖는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보고 처음에 저질스런 그림으로 비난했던 우리는 이 명화에 깃든 참된 내면의 진실의 알고 나서는 뒤늦게 깊은 감명을 받게된다.
푸른 수의를 입은 노인은 커다란 젖가슴을 드러내 놓고 있는 젊은 여인의 아버지다.
이 노인은 푸에르토리코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운 투사였는데 독재정권에 체포된 노인은 '음식물 투입금지'라는 잔인한 형벌을 받게 된다.
해산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무거운 몸으로 아버지 임종을 보기 위해 감옥을 찾은 딸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채 숨을 헐떡이며 죽어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게 된다.
여인은 아버지를 위해 가슴을 풀었다.
그리고 불은 젖을 아버지 입에 물렸다.
무엇이 부끄러운가.
부녀 간의 사랑과 헌신, 애국심이 담긴 이 작품이 바로 노인과 여인이다.
푸에르토리코인들이 오늘날까지 이 작품을 최고의 숭고한 예술품으로 쏜꼽으며 자랑하는 이유다.
현상만을 보고 그것이 진실인냥 여기는 우리의 편견이 얼마나 잘못된지를 새삼 일깨워주는 한 대목이 아닐수 없다.
얼마전 지역 사정을 나름대로 잘 알고 있다는 오랜 지인을 오랫만에 만나 저녁 식사를 한적 있다.
그동안의 적조함을 탓하며 소주잔도 몇잔 오갔다.
기분좋은 만남이였다.
어느정도 취기에 오르자 우리는 자연스럽게 지역 현안 사업과 속칭 지역에서 잘 나간다는 몇명의 특정인(?)을 안주삼아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털어놨다.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지인과 지역에서 근무하는 언론인으로써 충분히 나눌수 있는 대화였다.
하지만 술자리가 길어지면서 그 자리는 사물과 현실을 바라보는 서로간에 시각 차이가 얼마나 큰 차이를 보여주는지를 단적으로 엿볼수 있는 끝장 토론장으로 퇴색되고 말았다.
심각한 소통의 문제임을 새삼 확인할수 있었다.
내면의 진실을 뒤로 한채 비방과 음해, 질시, 견제 등 부정적 요소만을 앞세운 우리의 편견이 너무 만연되어 있는것 같아 무척 안타까웠다.
그렇다 언제부턴가 익산은 잘못된 편견에서 남을 헐뜯고 시기하는 부정적 정서가 만연해가고 있다.
자신과 별 상관없는 일에 덤벼들면서 상대의 개인적 처신까지 들먹이고 훼방을 놓는다.
특별한 경쟁 관계도 아닌데 비방하고 음해하며 열을 내기 일쑤다.
속칭 잘 나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괜히 헐뜯고 안주삼아 갈기갈기 찢어 씹어 삼키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 사법기관 조사를 받으면 옹호하고 변호하는것이 아니라 확인되지도 않은 헛소문에 자신의 그릇된 편견까지 곁들여 이것 저것 잘못한것이 더 있다며 오히려 거짓 정보 제공에 앞장서는것도 서슴치 않고 있다.
우리 모두는 물론 지역 사회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하는 편견의 부정적 지역사회 분위기가 이처럼 만연되어 있음을 엿볼수 있는 지적들이다.
이제 변해야 한다.
새로운 도시 발전 욕구에 걸맞게 정서적, 도덕적 가치 상향이 요구되고 시대적 흐름에 따라 과거의 저급한 편견의 사고 틀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자신의 잘못된 편견이 상대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안기고 있음을 생각해 위험한 편견을 이제는 떨쳐내야 한다.
우리 익산 시민 모두의 피해와 손해를 없애기 위해서다.
그릇된 편견을 깨치고 진실이 살아 숨쉬는 익산을 위해 하루빨리 우리 모두가 발벗고 적극 나서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엄철호(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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