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호(군산본부장)
지난 1968년 국민총생산에 대비한 지역총생산면에서 전국 12대 도시였던 군산.
당시만 해도 군산은 우풍화학, 경성고무, 백화양조, 한국합판등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았고 수산업도 활발, 경제적으로 비교적 풍요로운 도시였다.
아침에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가는 모습으로 활기가 찼고 저녁에 구도심지역은 하루의 회포를 풀려고 모인 많은 사람들로 북적댔었다.
인심도 넉넉했다.
군산에 발령이 나면 오기 싫어 울던 공무원들도 떠날 때는 떠나기가 싫어 울었을 정도로 인정이 넘쳐나 공무원들이 군산은 근무하길 갈망하는 좋은 지역이었다.
그러던 군산은 1980년대 후반들어 경제를 좌지우지하던 일부 기업의 몰락과 함께 수산경기의 침체로 초췌해지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그리고 자녀교육을 위해 군산을 떠나는 탈(脫)군산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인구는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 경기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군산에서 선출되는 국회의원의 숫자도 2명에서 1명으로 줄어 대외적인 정치력마저 쇠약해졌다.
더욱 더 심각한 것은 인심마저 흉흉해졌다는 점이었다.
생계가 어렵다보니 어느 하나 먹거리가 생기게 되면 서로 먼저 차지하기 위해 이웃끼리 진정, 투서, 모략하고 각종 개발사업장에는 집단시위가 끊이지 않는 좋지 않는 풍토가 형성됐었다.
그러다보니 공무원들은 군산근무를 기피했고 기업들은 투자를 외면했으며 시민들 사이에는 '군산에는 희망이 없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끊이지 않아 군산의 경제침체는 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군산이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불과 2년전 황량했던 국가공단은 많은 기업들이 들어서 기업들의 부지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정도가 됐다.
GM대우· 대우 타타상용차공장과 함께 현대중공업의 조선소건설, 동양제철화학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은밀하고 거대한 투자가 이어져 많은 협력업체들이 군산을 찾고 있다.
전국 최대의 81홀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연간 40만명의 골퍼들이 군산을 찾고 있다.
군산이 공업도시, 골프도시로 이미 변모, 경제가 꿈틀거리고 있다.
내년이면 세계 최장인 33km의 방조제도로가 완공, 관광명품으로 부상하고 새만금 내부개발도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인데다 새만금· 군산경제자유구역지정으로 군산은 국내에서 주목받는 도시가 됐다.
군산은 현재 전국자치단체가운데 미래경쟁력 2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 않은가.
뜻있는 시민들이 군산이 더 이상 낙후돼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인식아래 경제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고 문동신시장과 각 기관장들의 소리없는 리더십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미완(未完)의 도시인 군산은 아직 개발의 갈증을 느끼고 있다.
군산시 앞에는 적극적으로 민자를 유치, 새만금내부산업단지와 고군산군도등 경제자유구역의 개발을 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또한 동북아의 물류중심지가 되기 위한 군산항의 부두건설및 복합물류터미널조성과 함께 깨끗한 환경조성을 위해 쓰레기제로(waste zero)도시를 지향해야 하는 노력도 해야 한다.
특히 기존자원을 최대한 활용, 많은 외지인들이 군산을 찾을 수 있도록 관광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도 서둘러야 하는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군산의 발전은 시민들의 손에 달려 있다. 군산은 아직 목마르다.
/안봉호(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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