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예산편성 과정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제 초기단계이기는 하지만 인식부족등 문제가 노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제 전주시가 개최한 주민참여예산제 설명회 자리는 이같은 사실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사실상 도내에서 처음 열린 이날 행사에는 시청 국장급 간부들과 일부 시의원, 주민 대표등 200여 명이 참석해 이 제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이날 설명회의 수준은 기대에 못미쳤다. 일부 시청 간부들은 시정에 대한 낯 뜨거운 홍보로 일관하는가 하면, 발언에 나선 시의원은 시의회에서나 해야 할 지역민원을 들고 나왔다. 질의에 나선 시민들도 마을안길등 개인 관련 민원해결을 요구하는등 본질에서 비켜나기는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예산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주민참여예산제의 설명회 취지와는 동떨어진 내용들이다. 주민들이 참여예산제를 숙원사업 해결 창구로 여겨 오히려 효율적인 예산 편성에 걸림돌이 되지나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지난 2003년 광주 북구에서 처음 시작했다. 아직 일천한 셈이다. 하지만 수요자 중심의 예산편성, 재정 투명성과 낭비 요인 제거, 직접 민주주의 실현등 장점이 많아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제대로 정착되면 주민불만을 해소하고, 예산의 효율적 배정등으로 지역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될것이다.
물론 우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사업 우선순위를 둘러싸고 주민간 또는 주민들과 자치단체간의 갈등도 유발될 수 있다. 특히 선출직 단체장이 예산을 인기관리를 위한 포퓰리즘및 치적쌓기용 전시행정등에 사용할 경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주민참여예산제가 본래 취지대로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참여구조 확립이 절실하다. 관련조례에 따른 주민참여예산위원회및 분과위원회를 두어야 하며, 주민들의 예산관련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예산학교, 예산협의회, 예산연구회 등도 당연히 설치해야 한다.
주민참여예산제 정착의 관건은 자치단체장과 의회의 의지에 달려있다. 고유권한인 예산 편성권과 심의권 일부를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설명회 등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시스템정비등 보완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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