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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인도의 고행여행 - 최준용

최준용(전북도 전 공무원교육원장)

 

신비의 나라로 여겼던 인도. 그 옛날 유럽에서도 그 곳에 가면 차와 금은보화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알고, 콜럼버스도 천신만고 항해한 끝에 인도로 착각하고 상륙하였는데 오늘의 신대륙 아메리카가 아니었던가!

 

현재의 내가 그리던 인도는 불교의 오묘한 발상지로 불교 철학의 뿌리를 어렴풋이나마 맛보려는 욕심으로 또 한편으로는 우리의 신라 고승 혜초 스님이 도보로 「往五天竺國傳」을 남겼기에 몇천년이 흐른 현대 문명 속에서나마 발자취의 흔적이라도 흉내내보이려고 하였으나 상상과 현실속의 그곳은 너무도 천지 차이가 나고 최근 2주간의 주마간산격 여행으로는 장님 코끼리 만지는 꼴만 되고 돌아온 것 같아 어리둥절할 뿐이다.

 

인도 면적은 한반도의 15배(세계 791)에 인구는 대략 12억으로 힌두교 83%, 이슬람 12%, 시크교, 자니교 2.5% 등으로 종주국의 불교는 0.5%에 불과하다고 하니 거의 모든 종교의 발상지에서는 오히려 대접을 못 받는 상식이 여기에서도 통하는 것 같다.

 

우리의 평준화 교육이 교육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것같이 일부의 고속도로와 전근대적 인프라위에 자동차, 삼륜차, 자전거, 리어카, 인력거 등의 고급, 저급의 교통수단과 신성시 하는 소떼, 기타 동물이 공존하고 보니 아무리 좋은 차라도 30-40km/h 속도로 달나라 우주 경쟁이 이루어지는 판국에 소걸음으로 세계 경쟁이 되겠는가.

 

인도하면 불교를 연상했는데 국민의 83%가 힌두교 신자이고 태어날 때부터 원시 종교 형태로 인도를 대표해온 힌두교의 많은 신중에서 중심이 되는 시바신이 자가용으로 활용했다는 소를 신격으로 숭배하여 깊은 뜻은 모르는 이방인의 눈으로는 무위도식하고 각 종 공해만 양산하는 애물단지로 풀을 뜯어야 할 텐데 건달들이 도시로 모여들듯 쓰레기통을 뒤지는 꼴이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뒤에야 알았지만 쓰레기통 주변에는 소가 마실 물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굶어 죽으면서도 그 좋은 고급 영양원을 모셔야만 하고 시내 곳곳에 설치된 급수 통에 자기는 기갈이 들면서도 물을 채워야 하는 생활불편을 감수하고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교리가 변화되지 않는 한 영원한 숙제일 것 같다.

 

두 번 다시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신비 그 자체의 여행이었지만 엘도라, 아잔타의 석굴, 카주라호의 에로틱 석상(힌두교, 불교, 자니교)등은 1C~12C경까지 사암에 정교하게 조각된 신상이거나, 사암을 새겨서 이어 맞추고 그런 벽화가 천오백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원형대로 보존되어 찬란했던 그 당시를 보여주는 인도문명에 반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일찍이 인도를 지배하였던 힌두문명은 인간의 본성으로 여근의 바탕위에 남근상을 올려놓은 상징물부터 인간의 심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서구에서 흔히 서른 몇 가지의 성 체위, 중국 소녀경에서 성 체위로 노골화 한 것으로 들었지만 이곳의 에로틱 석상은 무려 85체위로 불교를 억압하기 위한 비방조각이었지만 힌두문화의 극치로 한층 더 오묘하게 승화시킨 것 같다.

 

석굴과 동굴 문화 외에 여타 생활상은 전래된 것이 적어 비교가 되지 않지만 비슷하게 발전 했을 것으로 보아 그 문명의 발전 속도가 지속되었다면 오늘의 인도가 아니었을 텐데 불교신자가 0.5%에 불과해서인지 뒤떨어진 오늘의 인도가 거꾸로 신비하게만 느껴지는 것이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수천년에 걸쳐 내려온 힌두사상의 엄청난 수레바퀴를 스스로 개혁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고 무뢰한인 이방인의 상식으로는 수수께끼 같은 생각으로 왕정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연륜과 혁명이 필요할 것 같다.

 

한때 유럽에서 6.25참변이후의 한국을 향하여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꽃피우기는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어나는 것보다 어렵다고 혹평하였으나 오늘의 한국을 이룬 것같이 21세기에는 인도, 인더스 문명이 다시 꽃피워 지기를 간절히 합장하면서 한밤중의 어수선한 델리공항을 떠났다.

 

/최준용(전북도 전 공무원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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