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부가 지난해말 대통령에 대한 2009년도 업무보고에서 학생수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에 대한 통폐합 방침을 밝혔다. 교과부는 그 이유를 교육과정 운영의 정상화를 위해서라고 들었다. 교육부 방침대로 강행될 경우 도내 전체 760개 학교중 230개교가 문을 닫아야 한다. 농어촌 상당수 면(面)내에 학교 한 곳도 없게 된다.
교과부를 비롯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강조하는 측의 주장은 학생수가 얼마되지 않다보니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추진되지 않는다는 점을 꼽고 있다. 한 교실에서 여러 학년이 함께 수업한다든가, 교사 한명이 전공과 무관한 교과목을 가르치는 일이 불가피해 학생들의 학습능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물론 교과부는 통폐합에 따른 보완책으로 통학버스 제공등 편의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획일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에는 문제가 적지 않다. 우선 현재 우리 농촌에서 학교가 지니고 있는 특별한 의미를 너무 간과하고 있다. 학교는 단지 학습 장소만이 아니다. 마을 공동체의 문화공간이자 주민들의 어울림과 화합의 공간이다. 주민들은 운동회나 학예발표회 등에서 만나 어울려 친목을 다진다. 이처럼 소중한 문화와 소통 공간이 단지 경제논리에 의해 없어지는 것을 주민들은 바라지 않고 있다.
어제(1일자 25면) 본보에 소개된 장수 계북초등학교의 사례는 전교생 44명에 불과한 농촌학교가 지역주민들의 생활과 문화활동에 얼마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학생들은 인형극을 만들어 마을 순회공연을 하는가 하면, 교내 한글교실에서는 70대 할머니 30여명이 한글공부에 여념이 없다. 이같은 학교를 학생수가 적다고 일방적으로 통폐합시키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 학생들의 불편도 무시해서는 안될 문제다. 먼거리를 통학하는 고생과 함께 가족과도 떨어져 생활하기도 해야 한다.
교과부는 그동안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소극적인 교육청에 대해서는 재정지원 차등화등의 불이익을 주어왔다. 전북교육청은 이같은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와 지역주민, 유관기관등의 의견수렴을 거친후 학부모 대다수가 찬성할 경우에만 통폐합하는 윈칙을 고수해왔다. 높이 평가해야 할 대목이다.
학교 통폐합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어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 여기에는 마땅히 지역주민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중요하게 참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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