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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소외된 자를 위한 뉴딜 - 한승우

한승우(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

 

'머리속에 삽한자루 있다' MB의 토건중심 경제정책을 꼬집은 풍자가 회자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사실상의 대운하사업이다' '한국판 뉴딜정책이다' 등 시민사회와 정부간에 4대강 정비사업의 실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2009년 신년사에서도 MB는 4대강 정비사업을 2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녹색뉴딜정책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정비사업이 과연 뉴딜정책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정부정책의 전반적인 기조를 보면 할 수 있다.

 

이른바 뉴딜정책은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대공황이후 실업자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경제구조와 관행을 개혁하고, 대공황으로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실시한 경제정책이다.

 

그러나 우리정부는 뉴딜정책을 토건사업정도로만 왜곡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루즈벨트의 뉴딜정책이름이 원래 '소외된 자를 위한 뉴딜'이라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 않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도로와 댐 건설 등의 대규모 토목사업을 시행했다. 그러나 이는 뉴딜정책의 일부에 불과하다. 각종 사회보장제도의 이행을 위해 소득세를 대폭 올리는 등 부자들에게는 가혹하다할 정도의 증세정책을 폈다.

 

1929년 미국의 소득세가 24%, 상속세는 20%정도였으나 루즈벨트 대통령의 임기말에는 소득세 79%, 상속세 77%까지 올라갔다.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활동을 폭넓게 보장하고 은행의 규제강화와 구조조정을 과감히 단행했다. 이로 인해 뉴딜정책은 보수주의자들의 강한 비판에 직면했다.

 

그러나 MB정부는 집권하자마자 맨 먼저 종부세를 완화하여 부자들의 세금을 덜어주고, 전교조와 민주노총 등 노동조합을 탄압하며 공안정국을 조성하고 있다. 금융규제를 완화한다는 이름으로 재벌의 은행소유를 열어놓으려 하고 있다.

 

전반적인 경제정책의 추진으로 보면 MB정부의 경제정책의 기조는 부자와 재벌을 위한 것으로 루즈벨트 대통령의 소외된 자를 위한 뉴딜정책과는 정반대이다.

 

다만 4대강 정비사업이라는 토목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한국판 뉴딜정책이라 스스로 추켜세우지만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루즈벨트의 토목사업이 미숙련노동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당시 도로 등 사회간접시설이 부족한 상태에서 미래의 생산적인 투자였다고 한다면, MB의 4대강 정비사업은 중장비로 이루어지는 토목사업으로 일자리창출에 어느 정도 기여할 지 미지수이며, 이미 100%가깝게 4대강의 정비가 완료된 상황에서 그 효과가 전무하다는데 그야말로 건설업자를 위한 '삽질'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지방정부조차 4대강 정비사업에서 소외됐다며 참여방법을 논하는가 하면, 목적이 불분명한 만경강과 금강의 물길을 연결한다는 구상으로 MB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소외된 자를 먼저 고려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창조적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를 지방정부로부터 만들어 갈 수는 없을까? 4대강 정비사업이 대운하 전초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그 바탕에 깔려있는 철학과 비젼이 중요하다.

 

'MB 머릿속에 삽한자루 있다'고 비웃을 일만이 아니다. 우리들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있는지 되새겨볼 때이다.

 

한승우- 1967년 전북 진안출생으로 중앙대학교를 중퇴했다. 10여년간 현장에서 노동자로 일했으며 2002년부터 환경운동에 몸담아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모악산에서 농사일을 하며,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한승우(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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