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영구 미제사건으로 묻힐뻔 했던 경기 서남부지역 연쇄살인범 검거는 한 마디로 경찰 과학 수사의 개가였다. 경찰은 피해자의 예상 이동로에 설치된 CCTV를 정밀분석한 뒤 사건시간대 운행 차량 7200대를 찾이 일일이 확인하는 끈기를 보여줬다. 검거된 범인은 여죄를 부인했지만 이를 뒤집은 것이 과학수사 덕분이었다. 범인 옷에서 발견된 1ng(나노그램,10억분의 1g)도 되지 않는 혈흔에서 결정적 증거인 또 다른 피해여성의 DNA를 발견해낸 것이다. 결국 범인은 완벽한 증거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우리 경찰의 과학수사 능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라섰다. 특히 DNA 감식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06년 서울 서래마을 영아유기 사건이 어머니의 범행임을 알아낸 것도, 2007년 안양 이혜진·우예슬양 납치 살해범을 잡아낸 것도 다 DNA 감식 덕분이었다.
이같은 성과는 경찰이 그동안 과학수사 역량을 착실히 쌓아온데서 얻어진 결실이다. 하지만 도내 일선 경찰서의 경우 아직도 전문인력이 모자라고, 장비 등이 열악해 이에 대한 보강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도내의 경우 과학수사 관련 인력은 45명에 불과하다. 일선 1급 경찰서의 경우 하루 평균 4∼5건의 사건 현장에 출동해 2시간여 동안 지문을 비롯 각종 증거물을 수집 분석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간에 쫓기다 보면 제대로 된 증거채취가 될리 없다.
장비나 시약 보급도 열악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액 등을 감지할 수 있는 특수장비인 블루라이트 손전등 보급이 미비해 사비로 구입해 쓰고 있고, 종이류 등의 지문채취에 쓰이는 특수시약인 니히드린 액체는 고가(高價)이다 보니 한번 쓴 용액을 다시 담아 사용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전문인력및 장비·시약등의 부족으로 증거물이 훼손되거나 없어지면 이는 초동수사의 미흡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범죄는 갈수록 지능화, 첨단화, 흉포화되는데 비해 개인주의와 익명성 때문에 경찰이 증인확보와 자료수집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건 발생초기 증거확보를 위한 과학수사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는 이유다. 경찰의 과학수사 역량은 날로 나아지고 있는데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장비등이 열악해'나는 범죄'에 '기는 수사'를 해서는 안된다. 사건 해결은 경찰관의 열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도내 일선 경찰의 과학수사 역량을 보강하는데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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