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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초학문 붕괴 막아야 한다

기초학문이 위기를 넘어 붕괴로 치닫고 있다. 취업하는데 도움이 되고 '돈이 되는 학문'만 살아남는 풍토에서 명맥마저 끊길 처지에 몰려 있다. 문학 사학 철학 등 인문학이나 물리학 지구과학 등을 전공하는 것은 '밥 굶기 딱 알맞은 짓'이 되어 버렸다. 생산성과 가시적인 성과 등 모든 것을 경제위주로 재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목들은 학생이 먼저 외면하고, 대학 당국도 지원하지 않아 학문 후속세대마저 끊길 형편이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취업난으로 인해 더욱 그러하다.

 

도내 대학의 수강신청 결과를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취업과 관계없는 기초·인문·예술강좌들은 줄줄이 폐강되는 대신 취업에 도움이 되는 강좌들은 수강신청 전쟁이 일어날 정도다. 올 1학기 수강신청 결과 전북대 220개, 원광대 49개, 우석대 30개, 전주대 22개 강좌가 폐강되었다. 학생수가 등록기준에 미달했거나 아예 1명도 신청을 하지 않은 강좌들이다. 한국사상의 이해, 사회학이론, 정치사상, 논리와 사고, 역사란 무엇인가, 생활속의 물리, 희곡읽기 등이 그 예다.

 

이에 반해 취업에 직접 관련이 되는 과목은 수강신청과 동시에 마감이 되거나 수십개 반으로 분반해야 할 지경이다.

 

이러한 기초학문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국가와 대학의 공동노력이 필수적이다. 기초학문의 뿌리없이 응용학문이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이같은 학문적 토양이 뒷받침되지 않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기초학문은 당장 눈앞에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지만 사회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공기같은 존재가 아니든가.

 

이를 위해 정부는 장기적인 투자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기존에도 일부 지원을 하고 있으나 대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기초학문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는 학비 감면 등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연구자들에게는 학제적 연구의 활성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줘야 한다.

 

또한 교수들 역시 학생들이 왜 외면하는지를 직시해야 할 것이다.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고루하고 어렵게 가르치지 않는지 되돌아 보아야 한다.

 

기초학문을 이대로 놔둘 경우 강좌 폐강에 이어 폐과가 무더기로 이루어지고 연구자들 마저 저절로 멸종되는 최악의 경우가 나타날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초학문을 다시 일으킬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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