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택(제2사회부장)
새만금 내부 개발사업이 엊그제 첫 삽을 떴다.
지난 1991년 새만금 사업의 대역사를 착공한지 실로 18년만의 일이다. 20세기에 방조제를 막기 시작해서 21세기에 와서야 내부 개발의 신호탄이 이제 쏘아졌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새만금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지난 20여년 동안 200만 전북인의 땀과 눈물과 한이 새만금에 녹아있다. 당초 1998년 완공예정이던 방조제 축조가 정부의 찔끔찔끔 예산지원으로 지지부진했고 환경문제가 불거지면서 차일피일 터덕거렸다. 급기야 환경단체 반발과 법원소송으로 이어지면서 공사가 2차례나 중단되는 파란을 겪기도 했다. 200만 명에 달하는 도민과 출향인사들이 공사 재개 서명에 동참했고 겨우 겨우 지난 2006년 끝물막이 공사를 끝낸 지 3년만에 내부 개발의 첫 단추를 꿰었다. 이제서야 새만금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본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문제는 속도다.
지난 27일 착수한 새만금 산업단지는 오는 2018년에 완공될 계획이다. 앞으로 새만금 산단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9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방조제 공사에서 보듯이 계획대로 추진될지 의구심이 든다. 방조제 하나 막는데 무려 18년이 소요됐는데 앞으로 방수제 공사와 내부 산업단지 개발, 투자자본 기업유치 등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둘이 아니다.
당장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매립토 확보가 최대 난제다.
새만금 내부개발에 필요한 매립토는 총 7억㎥에 달한다. 이 가운데 방수제 125km를 축조하는데 들어가는 매립토 9000만㎥는 새만금 내부준설토로 확보하기로 해 이를 제외하면 6억1000만㎥가 필요하다.
이 엄청난 분량의 매립토를 어디서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군산항에 쌓아둔 준설토를 활용할 예정이지만 200여ha를 매립할 분량에 불과한데다 현재 바닷물 속에 잠겨있어 운반에 어려움이 많다. 4호 방조제 바깥 해역에 있는 바닷모래를 퍼올려 활용한다는 복안도 있지만 해양생태계 파괴와 어업피해, 인근 해수욕장의 침식피해, 새만금 방조제의 안전성위협 문제 등이 제기된다.
그렇다고 육상에서 확보하기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반경 30km이내에 마땅한 토취장이 없는데다 장거리에서 매립토를 운송할 경우 공사비용 급증과 비산먼지 등 환경오염 문제가 걸림돌이다. 군산지역에선 군산항 준설과 여기서 나오는 준설토를 활용하자는 제안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에선 아직 검토돼지 않고 있다.
새만금 산단 기공식장을 찾은 한승수 총리는 "세계가 주목하는 명품도시를 만들기 위해 사업완공을 좀 더 앞당기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계획보다 서두르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대통령도 정부도 새만금 개발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립 서비스'로 끝나선 안된다. 두바이나 상하이 푸둥지구 등과 국제경쟁력을 갖추려면 새만금의 조속한 완공이 필수다. 과거 정권 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집중적인 예산지원으로 보여줘야 한다.
'새만금'을 '헌만금'으로 만들어선 절대 안된다.
/권순택(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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