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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나와 남, 그리고 우리 - 김성중

김성중(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며칠전 행정안전부에서 올해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을 조사하였더니, 5월1일 기준으로 110만 6884명으로서 주민등록인구의 2.2%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근로자가 57만5657명, 결혼이민자는 그 다음으로 많은 12만 5673명에 이르며, 주민등록인구대비 외국인 주민이 많은 곳은 영등포지역이 11%, 금천이 9.1%, 구로가 8.2%이며 지방에서도 전남 영암이 8.4%, 포천이 6.4%, 김포가 5.7%, 음성이 5.9%라 하였다.

 

 

 

  우리나라에 와서 살고 있는 외국인이 110만명을 돌파한 사실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깜짝 놀랐을 것이다. 이 사실을 두고 통탄하는 사람도 보았다.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되었느냐고…. 그러면서 이주민들이 우리 국민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분개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싫다고 하는데 그들이 억지로 들어온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급격하게 나타난 저출산 고령화 경향과 탈농촌화 추세와 인력부족을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가 그들을 불러들인 것이다. 여자들이 농촌지역에 사는 총각들에게는 결혼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심각한 실업 사태에 처하였으면서도 사람들은 이른바 '기름밥'은 먹지 않겠다는 생각이 공고하여 중소기업들은 일손을 구하지 못하는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에서 기인하기도 했다.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에 와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을 하면서 우리 경제를 지탱해주고 있다. 만약 이들이 다 떠나고 나면 농촌지역의 젊은이들은 어떻게 살겠으며 우리 산업은 어떻게 되겠는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너무 많이 들어와서 수천년 내려온 단일민족의 전통을 깨뜨렸다고 개탄할 일이 아니다. 한민족은 한반도에 살고, 외국인들은 제 나라에 살아야 한다는 말인가? 우리 민족이 외국에 나가 사는 숫자는 훨씬 많다. 외교부에서 발표한 2009년 재외동포현황을 보면, 외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 민족은 682만명이라고 한다. 미국에 사는 한국민은 210만명에 이른다. 이제는 오히려 우리 민족들이 비좁은 한반도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세계로 우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아닌가. 마찬가지로 외국인들도 우리 나라에 와서 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주는 만큼 받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에 온 사람들을 대우한 만큼 한국인도 세계 속에서 인정받고 대우받으며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나'와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는 사람들은 '우리'로 생각하고 참으로 헌신적으로 대접하는 반면, 아무런 연고가 없으면 '남'으로 보고 얼굴조차 마주치지 않고 오히려 적대감마저 갖는 경우가 많다. '우리 가족', '우리 친구'들에 대해서는 빚을 내어서라도 도와주려 하지만 이웃을 위한 기부에는 지극히 인색하다. 외국출생자들을 '남'으로 보아 외면하거나 차별하고 핍박하는 대신 따뜻하게 맞아들여서 '고마운 이웃'으로 받아들일 때에 '더 큰 우리'가 만들어지고, 우리 민족이 지구촌의 선진주민으로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성중(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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