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약 22년전 일이다. 1987년 12월 11일자 전북의 한 일간지는 정부의 새만금사업이 확정되었다는 발표를 1면 머리기사로 장식했다.
그러나 새만금사업은 정부의 당초 계획과는 달리 우여곡절을 겪은 뒤 1991년 11월 28일 첫 삽을 뜨게 된다. 다음은 같은 신문에서 기공식을 보도한 기사다.
"노태우 대통령은 10분 동안에 걸친 치사에서 '자신이 공약한 이 사업을 착공하는 감회가 매우 뜻 깊다'고 밝히고 이 사업이 완공되면 전북이 한국산업을 주도하는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라는데 초점을 맞춰 연설했다. 연설도중 정부가 계획기간내 마무리 짓겠다고 언급한 부분과 한국산업을 주도해나갈 중심지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대목 등 전북의 비전이 제시된 내용이 언급된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 4차례나 박수를 받기도 했다."
1991년 당시 정부계획과 대통령의 발표처럼 2000년에 한국의 산업을 주도할 새로운 중심지가 됐어야 할 새만금사업은 시작부터 예산확보에 난항을 겪는가 하면 환경논쟁과 소송을 겪으면서 두 번이나 공사가 중단되는 시련을 겪게 된다. 오랜 산고 끝에 시작한지 18년이 지난 최근에 이르러서야 새만금 내부개발 및 종합실천계획이 발표됐다.
올 7월 23일 정부가 발표한 새만금 내부개발 및 종합실천계획(안)확정 발표의 가장 큰 의의는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개발한다는 핵심기조 아래 저탄소 녹색성장의 선도지역 조성, 세계적 명품 도시 건설, 대형국책사업의 새로운 모델로 개발한다는 세부계획이 명문화된 것이다. 새만금사업의 경쟁력 향상과 조기개발 실현의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이제야 1991년 노태우 대통령이 기공식에서 발표한 '한국산업을 주도하는 새로운 중심지'는 먼 길을 돌고 돌아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제자리를 잡게 됐다.
이제 새만금 사업의 제도적 지원장치인 새만금특별법 제정과 정부의 새만금사업 추진기구인 새만금위원회 및 새만금추진기획단 운영, 구체적인 개발주체와 개발방향을 포함한 종합실천계획까지 마련되었기 때문에 새만금사업이 탄탄대로를 질주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명품복합도시와 산업용지 개발, 방조제 및 다기능부지 명소화, 매립토 조달사업, 방수제 조기 착공, 만경·동진강 하천종합정비 등을 새만금 5대 선도사업으로 선정함으로써 투자유치는 물론 사업추진에 가속도가 붙게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새만금의 상류 및 호내 수질 관리주체를 환경부로 일원화하여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수질관리를 할 계획으로 있어 새만금사업과 관련하여 더 이상의 혼란과 후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종합실천계획에 구체적인 계획이 빠져 아쉬운 점은 군산공항 확장과 새만금 신항만 건설, 철도 및 도로 등 새만금사업 관련 SOC의 구축이다. 새만금에 접근할 수 있는 SOC의 건설이야 말로 새만금을 동북아의 경제중심지로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건이기 때문이다. 이 핵심요건이 하루 빨리 충족될 때 새만금종합실천계획이 확고부동한 국가계획으로 자리 잡아 국가사업간의 형평성과 정부의 의지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전북도민 또한 정부가 새만금을 종합실천계획에 따라 동북아경제의 중심지로 개발할 수 있도록 도민의 역량을 총결집하여 정부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새만금사업 수행에 나서야 할 것이다.
/서거석(전북대 총장·정부 새만금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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