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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주 문화의 세계화 잇는 통로 - 라종일

라종일(전주문화재단 이사장ㆍ우석대 총장)

 

 

작년 전주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스스로 다짐하고 주변에도 늘 강조해 온 일이 있다. 그것은 첫째, 전주 문화의 세계적인 외연 확장이고 둘째는 전주 문화 자원의 현실화였다. 자타가 공인하는 바와 같이 전주의 가장 뛰어난 특색은 풍부한 문화 자원이다. 먹거리에서 음악 무용 미술 등의 여러 영역에 걸쳐서 유형 무형의 풍요한 잠재 역량을 갖추고 있다.

 

우리의 과제는 이 역량을 세계인의 공동 자원으로 만드는 일이다. 나라마다 지역마다 독특한 문화가 있지만 이것을 온 인류가 함께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의미에서 높은 차원의 문화라고 할 수 있다. 흔히 하는 이야기처럼 만약 셰익스피어를 영국인들만이 읽고 즐긴다면 그것은 우리가 아는 셰익스피어가 아니지 않겠는가?

 

둘째로 문화는 다른 영역에서 중요한 자원이다. 이것은 현대 세계에 와서 더욱 주목을 끄는 현상이다. 이른바 '감성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문화는 경제나 경영 또는 산업뿐만 아니라 정치나 사회 등의 제 영역에 있어서 점점 더 각광을 받고 있는 자원이 되고 있다. 이 점은 쥬라식 파크나 해리 포터 등이 창출한 경제적인 효과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와 연관된 문제가 우리의 전통 문화가 지역적으로 특색이 있는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재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혹은 개인적으로 매일 매일 부딪히고 고민하는 문제에 문화가 어떤 의미를 갖고 다가갈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전주의 문화는 전주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국으로, 세계로 그 외연을 넓히는 일을 하여야 하며, 지역의 제한된 경제적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세계를 무대로 하는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전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인적인 제도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된다.

 

작년 전주는 외국에서 인기 있는 가수 윤손하씨를 문화 홍보 대사로 임명하고 뉴욕의 기업인 한분을 비빔밥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했다. 올해도 런던과 동경에서 같은 일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전 세계에 '문화 울력'이라는 전주 문화 활동에 동참할 동아리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할만한 행사는 이번 주말 동경에서 열리는 전주 대사습놀이 일본 대회다. 우리 국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온 세계에 인적인 자원이 많이 있어서 어디를 가더라도 조금만 살펴보면 상당한 수준의 현지 국악인을 발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영국에서 한국 무용을 하면서 대학에서 강의도 하는 영국인을 만난 일도 있다. 작년 주관기관인 대사습놀이보존회와 MBC와 함께 동경 대사습놀이를 준비 하면서 현지 국악인들이 매우 기뻐하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 그때 나는 몇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첫째, 이 행사는 어디까지나 현지에서 현지인들의 주관과 후원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본국의 도움에만 의존하는 행사는 서로가 유익한 일이 될 수 없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많은 시행착오와 불만이 있겠지만 꾸준히 이 작업을 이어가야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는 것이었다. 문화는 이질적인 요소들과 교류를 통하여서 더욱 풍요해진다. 이른바 교류를 통한 풍요화(interfertilization)다. 작은 행사지만 이 기회가 자랑스러운 전통인 대사습놀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전주 문화의 세계화에 첫걸음이 되리라는 기대는 크다. 특별 출연으로 영국인의 참여도 이루어지도록 추진 중이다. 이 자리가 일본에 우리 문화를 알리는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도록 애정으로 지켜보아주었으면 좋겠다.

 

/라종일(전주문화재단 이사장ㆍ우석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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