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규(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책상 앞 지난 달력을 넘기다 4.20일 장애인의 날에 빨간 동그라미와 함께 '장애는 짐이 아니다. 편견이 짐일 뿐이다.' 라는 문구를 발견했다. 이는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시행한 2010년 제30회 장애인의 날 행사 공모에서 입상한 슬로건 중 하나로 장애인기업을 지원하는 기관장으로써 마음깊이 새겨야 하기에 적어 놓은듯 하다. 한국인 평균 행복지수는 평균 64.13점. 10대의 행복지수가 71.43으로 가장 높았고, 가장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30대와 20대는 각각 63.32, 61.94 순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우리가 하루에 몇 번이나 찌푸린 얼굴로 일하고 있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내 힘으로 일해서, 나를 믿어주며 따라주는 직원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 아직도 가슴이 벅차시다는 (주)가인그린텍 전은선 대표가 있다.
2007년 설립한 종업원 7인의 장애인기업으로 정부의 새주소 사업과 관련한 현수막 및 주소판 제작 전문기업이다. 이 기업은 조달청 MASS 등록 및 관련특허, 디자인등록증을 보유하여 기업 경영시 가장 애로사항으로 조사된 판로(51.5%)분야를 스스로 개척하고 있었다. 그러나 원자재 구매를 위한 운전자금을 지금까지 대표자와 직원들이 가까스로 해결했다는 한마디에 말 못할 미안함과 장애인기업 지원시책 홍보가 적극적으로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이에 경기중소기업청에서는 9.30일, 정부의 장애인기업 지원방향 및 지원시책 안내, 공공기관 전자입찰 교육, 우수 성공사례 발표순으로 정책설명회를 진행하였다. 이날 행사는 단 1명의 이석자 없이 4시간 동안 진행되었으며 오랫동안 엉켜 있었던 실타래가 풀린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참가자도 있었다.
2008년 중소기업청 용역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장애인 기업은 전체 중소기업의 1.1%로 조사된바 있다.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5년(38.2%)에서 2008년(41.1%)로 소폭 증가 되었으나 평균 매출액 178백만원, 자본금 147백만원, 종업원 2.9인의 영세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기업에 비하여 장애인 고용율이 24배나 높으며 일반 노동시장 진출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고용하여 '고용'과 '훈련'을 동시에 감당함으로써 장애인들의 일자리와 소득창출을 간접 지원하는 지렛대 역할을 수행하는 중요기업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정부에서는 2005년 장애인기업지원촉진법을 제정하여 장애인기업협의회, (재)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설립을 통한 장애인기업 원-루프(One-Roof) 시스템을 갖추었고, 공공기관 장애인기업제품 우선구매제도, 특례보증지원 제도운영 등을 통해 장애인기업의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청에서는 창업강좌 및 컨설팅, 창업경진대회, 장애인기업 CEO 연수 및 국내·외 전시회 참가 지원, 기술개발사업 선정시 가점부여 등 다양한 시책을 통해 잠재 장애인기업 발굴 및 사업 활성화에 올해에도 20억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는 올해 300억원 규모로 담보부족과 낮은 신용등급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장애인기업을 대상으로 보증금액 5천만원(제조 및 지식기반서비스업은 1억원 이내) 이하인 경우 보증금액 사정을 생략하고 보증료를 고정 1%만 부과하는 등 완화된 조건으로 보증지원을 하고 있다.
아기가 제대로 걷기까지 2000번을 넘어진다고 한다. 장애인기업에게는 같은 시기에 걸을 수 있도록 정부가 손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걸음마 이후에는 끊임없는 제품개발 노력 및 판로개척을 통해 일반기업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것이며 장애인을 경제활동에 참가시키는 주체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고를 쓰면서 다시 한번 슬로건을 되새겨 본다. '장애는 짐이 아니다. 편견이 짐일 뿐이다.'
/ 최수규(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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