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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물레방아 - 장세균

전주 한옥 보존지구에는 물레방아가 하나 있다. 이 물레방아는 한옥 보존지구의 정취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이곳을 찾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신기한 대상이다. 이 물레방아는 물의 힘으로 돌아가지는 않고 전기의 힘으로 돌아가기에 정확한 표현으로는 '전기 방아'라고나 해야겠다.

 

그러나 엄연히 물이 방아위로 흐르기에 물레방아의 분위기는 띠운다. 네덜란드에는 풍차(風車)가 있으면 우리에게는 수차(水車) 즉, 물레방아가 있었던 것이다. 네덜란드에서는 국민운동으로 풍차발전(風車發電)을 동력화(動力化)하고 있다는데 우리는 대중가요의 노랫말 속에나 남아있다. 그러나 아직도 전국에는 152개의 물레방아가 남아있다는 조사도 있다.

 

우리나라 말 가운데 어미(語尾)가 '…레'로 끝나는 말은 의례 '윤(輪)'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예를 든다면 '수레' '둥굴레' '둘레' '두레' '코뚜레' 등등이다. 물레방아의 물레도 물로 돌리는 바퀴라는 뜻 일 것이다. 물레방아도 두가지가 있다는데 하나는 '동채물레'로서 물이 떨어지는 낙차(落差)로 물레를 돌리는 방아와 또 다른 하나는 '밀채물레'로서 물이 흐르는 속도의 힘으로 물레를 돌리는 방아가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자연환경은 산이 많고 물의 유속(流速)이 빨라 물레방아의 적지(適地)로 발달한 것이다. 신문이나 라디오가 없었던 옛날에는 부인네들이 이 물레방앗간에서 정보들을 교환했었던 것이다. 또 물레방앗간은 그 옛날의 여인숙으로서 그 마을을 지나가는 등짐, 봇짐장수, 소금장수, 새우젓 장수 등 잡상인이 묵고 가는 중요한 생활 공간이기도 하였다.

 

또 물레방앗간에서 아이를 얻으면 사내아이일 확률이 많으며 앞으로도 사내아이를 많이 낳는다는 미신 때문에 아들을 꼭 얻고 싶은 부부가 와서 동침하는 장소이기도 했다고 한다. 어쩐지 내리찧는 방아가 남자의 고추를 연상시키는데서 이런 풍속이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이처럼 물레방아는 우리의 다양한 민속이 얽혀 있기도 하다. 도심(都心) 속의 물레방아는 바쁘게 돌아가는 우리 생활속에서 느긋함마저 느끼게 해주는 청량제이기도 하다. 도심속의 평범한 분수대보다는 오히려 물레방아가 훨씬 한국적 전통미를 살리는 것이 아닐까 한다.

 

/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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