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만에 전국민 참여…강압적 통제에 냉소적
'윙∼윙∼'
15일 오후 2시. 민방위 훈련을 알리는 공습 경보가 울리자 전주 시내는 일순간 침묵이 흘렀다.
도로를 달리던 차량들은 일제히 운행을 멈췄고 경찰과 민방대원의 강압적인(?) 통제에 따라 도로 가장자리에 길게 늘어섰다. 그러나 차량에 타고 있던 시민들은 어리둥절해하며 '추운데 왜 내려요' '바빠요 비켜주세요' 등 불만을 표출하며 민방위 훈련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연평도 도발에 이어 북한의 공습·폭격 등에 대비하기 위해 진행된 이날 민방위 특별훈련은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됐으며 35년만에 처음으로 전 국민이 참여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20분간 진행된 이번 훈련은 비상사태시 모든 주민이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방독면 착용 등 화생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뤄졌다.
그러나 대다수의 시민들은 민방위 훈련에 적극적이지 않아 형식적인 분위기에 그쳤다.
이날 오후 2시 전주 백제로 진북터널사거리. 민방위 훈련을 알리는 경보가 울리자 경찰과 민방대원들은 왕복 10차선인 도로를 통제했다. 그러나 일부 차량들은 통제를 무시한 채 도로를 질주했으며 '비상대피장소인 중산지하보도로 이동하라'는 민방대원들의 외침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한 민방대원은 "민방위 훈련에 참여해달라고 운전자들에게 말을 해도 들은 척도 안한다"면서 "어쩔 수 없이 도로만 통제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자 정모씨(38)는 "시간을 낭비하면서까지 이런 훈련을 할 필요가 있는 지 모르겠다"면서 "자발적인 참여가 있지 않는 한 강압적인 통제로 인한 훈련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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