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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혁신학교' 그 성공을 위한 기도

배순기 (진안교육지원청 학교현장협력과장)

어느 덧 또 한해가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사십 해 동안 학교마당에 겹겹이 발자국 찍고 살아온 필자가,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일 년 동안의 소망을 그려보는 습관이 있었는데, 올해는 여느 해와 달리 또 다른 희망 하나가 더 생겼다.

 

그동안 공교육의 현실적 문제 속에서 단위학교나 교사 개개인들의 의지에 따라 조금씩 변화의 의지를 보였던 학교현장에 새로운 바람이 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혁신학교이다. 혁신학교는 어떤 정해진 모델에 의해 일괄적으로 이루지는 획일적 전달방식의 교육이 아니라 학교와 학생 그리고 그 지역사회 환경에 맞는 교육모델을 찾아내고 만들어서 교육의 방향과 성격을 결정하여 시행 함으로써 오늘의 교육적 갈등과 문제점들을 해결해 보고자 하는 데 그 참뜻이 있다. 말하자면 변화하지 않는 교육이 아니라 상황과 환경에 맞추어 변할 수 있는 교육이고 교육적 효과에 따른 학생 스스로 참여 가능한 개방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지향하는 교육인 것이다.

 

전라북도교육청이 혁신학교로 지정한 20개 학교 중에는 공모형 14개교·지정형 5개교·인증형 1개교가 있는데, 이런 개별 학교에는 학교 구성원들이 기획하고 실행하는 사업규모와 내용에 따라서 앞으로 4년 동안 매년 1억원 내외의 예산이 지원된다.

 

바로 이러한 혁신적 교육과정으로 농촌학교로서 폐교 위기에 놓여있었던 진안 장승초등학교가 혁신학교 중 지정형 혁신학교로 지정이 되었다. 1946년 2월 1일 부귀초등학교 장승분교로 설립되어 65년여 동안 산간오지 꿈나무들이 자기를 키우는 배움터로 그 역할을 다해왔지만 오늘의 대한민국 농촌학교의 현실적 과제와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었다.

 

이렇게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실효성까지 논란이 되어왔던 산간 농촌학교! '정말 이대로 산업사회의 큰 물결 속에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인가, 문화와 경제·교육여건까지 모조리 도시로 흡수되는 이 시점에 현실적 대안이 무엇일까' 하는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었지만 막상 대안을 찾아내는 일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농촌 환경에 맞는 학교를 만들고 가꿔 나가려는 '혁신학교' 지정이야말로 가뭄에 단비를 만난 것처럼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무엇보다도 일선 농촌학교 교육청 지원업무를 맡고 있는 학교현장협력과장이라는 자리에서 수없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눈물이 날 만큼 기쁜 일인 것이다.

 

이 엄동설한(嚴冬雪寒)에 봄소식보다도 한 발짝 빨리 찾아온 '혁신학교'의 희망바람이 혁신학교로 결정된 20개교 운동장과 교실마다 우리 아이들 꿈을 틔우는 소리로 가득 차기를 기도해 본다.

 

학자들 중에는 앞으로 21세기 중심에서 살아야 될 지금의 꿈나무들은 자기 일생동안 4번 이상의 수정된 교육을 스스로 받아야만 현실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예고한다. 부디 우리 아이들은 혁신학교라는 희망의 토대위에서 주춤거림이 없이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자기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었으면 싶다.

 

그 속에서 언제든 자기감정을 스스로 조절할 줄 알며, 항상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풍족한 사람으로 크며, 모든 사람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사람으로서 결국 자기 자신이 이 사회로부터 무한한 사랑과 존경을 받는 사람으로 우뚝 서 나가기를 새해 아침에 기원하고 싶다.

 

/ 배순기 (진안교육지원청 학교현장협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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