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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민만 죽어나는 사회

김광삼 (변호사)

요즘 날씨는 낮에도 영하를 밑도는 혹한이다. 날씨도 춥지만 마음은 더 춥다. 그래서인지 올 겨울은 여느 해의 겨울보다 유난히 더 길고 춥게 느껴진다.

 

이렇게 추운 날이면 어릴때 생각이 절로 난다. 눈 내리던 추운 어느 날 새끼줄에 연탄 두장씩을 꿰어 가지고 형들을 따라 얼어붙은 손을 호호불며 집으로 향하던 생각이 아련하게 밀려온다. 혹시라도 연탄이 바닥나거나 연탄불이 꺼지는 날이면 창문 틈새로 들어오는 황소바람 때문에 온 가족이 단칸방에서 무거운 솜이불을 덮어쓰고 벌벌 떨어야 하는 힘든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그땐 어려서 그런지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철이 없던 탓인지 엄마가 어디선가 쌀과 연탄을 구해 올 거라는 기대감에 참을만 했다.

 

먹고 살기 어려웠던 그 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할 때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세계 7대 수출국에 경제규모도 세계 12~13위에 해당할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서민들이 나아진 것은 무엇이 있는가? 과거 힘든 시절에 비해 하루 밥 세끼 먹고 사는 것은 좀 나아졌지만 그 이외에는 나아진 게 별로 없다. 오히려 부자를 바라보면서 느껴지는 상대적 행복지수는 훨씬 나빠졌고 사회적 양극화 역시 더욱 심해졌다.

 

더구나 요즈음 서민 특히 우리 전라북도 서민들은 죽을 맛이다. 서민의 발을 묶는 버스파업, 마구잡이식 대형마트의 입점과 영업시간 연장으로 인한 영세상인 생계위협, 살인적으로 치솟는 물가, 구제역과 AI로 인한 농민의 깊은 시름, 거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는 한파가 전라북도 서민경제를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

 

그중에 하나, 서민의 손발을 묶는 버스파업을 생각해보자!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일까? 노조와 사주간에 책임을 놓고 공방이 치열하지만 버스 운전사들에 대한 처우가 일한 만큼 정당하게 받았다면 버스 운전사들이 이처럼 극한 투쟁을 할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또한 시민의 세금을 버스회사에게 지원하고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전주시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아니 할 수 없다. 전주시민들이 전주시에 대하여 불만을 터뜨리는 것도 충분이 이해할 만하다.

 

필자의 생각으론 시한폭탄 처럼 언젠가 터질일이 터진 것이고 이런 일이 언젠가 벌어질 거라고 사주도 시당국도 알고 있었지만 임시방편으로 하루하루 연명한 것으로 밖엔 보이지 않는다. 이번 기회를 통하여 곪은 데를 도려내고 노동자는 정당한 대우를 받고 사주는 회사를 투명하게 경영하고 전주시는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는 시스템으로 바꿔야만이 오늘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다.

 

대기업의 대형마트는 마치 골목깡패 처럼 동네 영세상인의 코묻은 돈 빼앗으려고 하지 말고 좀 더 넓은 세계로 나가서 장사하라. 자고 나면 치솟은 물가!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미리 예견하고 대책을 세워라. 언제까지 뒷북치는 행정을 계속할 것인가. 구제역은 좀 더 초동에 잘 대응을 했더라면 이처럼 전국적 재앙수준에 달하지 않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남긴다.

 

새해를 시작하는 첫 달이다. 하지만 새해가 희망의 시작이 아니라 서민에게 고통을 주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우리 모두가 마음을 비우고 어렵고 소외된 이웃에게 관심을 갖고 배려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훈훈하고 행복지수가 높은 그러한 세상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김광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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