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 (원광보건대학 교수)
귀엽고 앙증맞은 토끼가 우리들 곁으로 다가온 지도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나갔다. 새로운 기분으로 알차게 세운 계획의 매듭을 이제 서서히 풀어나가 보자. 드넓은 세상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 볼 때와 육안으로 보았을 땐 시각의 차이는 너무나 다를 것이다. 이미 펼쳐진 인생을 어떻게 재단해 나가느냐가 스스로의 운명을 좌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대로 된 인생설계도가 있다면 살아가다가 계획이 빗나가거나 실수하는 일이 있더라도 중심을 잡고 제자리로 돌아 올 수 있으나, 그렇지 못했을 땐 방향감각을 잃고 상당한 시간을 방황 할 수도 있으리라.
사람들은 흔히 여행을 할 땐 설렌 마음으로 치밀한 계획을 세우면서도 자기의 인생은 정해진 틀에 맡겨 놓고, 꿈만 먹고 살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삶이란 짧게 맛보는 행복의 시간을 벗어나면, 어쩌면 고난과 고통, 좌절과 불안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들이 찾아가고 싶어 하는 행복이라는 낙원을 향한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싶다면, 지금 이 시간 자신들이 흘리고 있는 땀의 분량과 생각하는 수준의 정도를 조절해야 될 것이다.
살아오면서 맺은 좋은 인연들 중에서 인상이 깊은 젊은 사업가 k씨 얘기를 하고자 한다.
충청도 출신으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익산에 뿌리를 내린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오너다. 그는 사원들에게 "능력 있는 사원도 꼭 필요하지만 더 소중한 구성원은 내 회사라는 주인의식으로 업무에 종사하는 것"이라고 고취시키며, 성과급을 줄 때는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지급하려 노력하고, 애사정신을 각인시키다보니 노사분규는 말할 것도 없고, 이직률도 전혀 없다고 한다. 부품제작을 의뢰한 회사 중간책임자에게서 들은 얘기로는 k씨가 운영하는 회사는 약속한 기일을 어긴다거나 부품에 흠이 있어 돌려보낸 일이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고 칭찬을 한다. 매월 k사장과 전 사원들은 일정부분의 성금을 모아 목표액을 채워 봄이 되면, 시내 초·중등학교의 추천을 받아 어려운 학생들에게 매년 매우 큰 액수의 장학 혜택을 실행한다. 지금은 많은 시련을 겪는 그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 세상을 바로 보게 하고, 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마음을 여는 작은 위로가 훗날 이 나라의 주춧돌이 될 것이라는 신념으로 순수한 땀과 열정을 모으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한다.
마음을 나누어 주는 그 흔적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가슴에 깊이 저장되기 때문이다. 몸보다는 마음이 배가 부를 수 있어야한다는 말처럼 외롭고 힘이 들 때에 따뜻한 위로와 격려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 할 수 없는 큰 용기를 줄 것이며, 겉치레로 위장된 나눔이 아닌 진정 보석 같은 나눔의 희열은 그들의 삶의 의미와 가치를 충족시킬 것이다.
톨스토이는 "진정으로 가난한 사람은 꿈을 잃은 사람이며, 또한 진정 행복한 사람은 자기가 해보고자 했던 생각을 현실로 옮겨 실현해 보는 것이다"라고 했다. 벚꽃은 활짝 피었을 때, 배꽃은 가까이서 보았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나는 K사장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유년기의 꿈을 현실로 옮겨 조용히 시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인의 입장에선 마냥 흐뭇하다. 누구를 돕거나 좋은 일을 했을 때는 지면이나 방송매체를 통해 소문을 내려고 하는 세상의 풍경에서 조용히 실행해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때 화려하진 않지만 해맑은 배꽃을 연상해본다. 이런 품성들은 인성의 기본을 확립하는 가정환경과 교육이 뒷받침했을 것이다.
인생설계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지혜와 지식과 용기와 신념의 결정체로 수립해야만 어떤 상황에 처하든 소신껏 행동할 수 있고, 가치 있는 선택으로 흔들림 없는 인생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완성되어지면서 그 삶은 윤택해질 것이다.
/ 김형중 (원광보건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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