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주 지사가 삭발을 결행한 건 정부와 중앙 정치권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 논의가 경남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걸 감지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부채덩어리인 LH보다는 실익을 챙기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 등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고 밝혔다. 긴가민가 하다 이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이다.
사실 정부의 이런 기류는 작년 11월 초 국회 최규성 의원이 정부 고위 인사한테 들었다며 "정부가 LH를 일괄배치하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을 때 이미 감지됐다. 대신 전북에는 경남 이전 예정인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산업기술시험원 등을 입주시킬 예정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던 것이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되고 LH이전을 다룰 대통령 직속의 지역발전위원장에 영남출신이 임명되자 경남이 요구하는 일괄배치 설이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이다.
저간의 과정을 보면 우리 지역의 정치권에도 문제가 많다. 당시 정치권은 "전북도가 분산배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괄배치 대응책을 논의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논의를 중단해버렸다. 너무 안일한 판단이다. 상황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면 무슨 근거에서 그런 결론이 도출됐는지, 그리고 분산배치라는 정부 방침이 바뀐 배경을 추적하고 따졌어야 했다. 끌로 파서 뿌리를 뽑아버려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까 우리지역을 앝잡아 보고 원칙을 깨면서까지 정도에 어긋나는 결정을 하려 하는 것 아닌가.
방향은 정해졌다. 김 지사의 삭발은 결연한 의지의 시작이다. 이제부터는 정치권이 전면에 나서서 도민 역량을 결집해 나가야 한다. 그동안의 무기력성에서 벗어나 LH 이전 작업이 제 궤도에서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해야 할 때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LH 이전은 정부가 내세운 분산배치 원칙을 이행해야 옳다. 일괄배치를 하겠다면 그에 상응하는 원칙과 기준을 새로 만들어 적용해야 맞다. 그리고 혁신도시 조성 취지가 그 기준이 돼야 한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영남민심 무마 차원에서 경남에 일괄이전시킨다면 지나던 소도 웃을 일이다.
정치권은 이런 원칙과 기준이 제대로 관철되도록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나서야 한다. 지금이 그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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