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교육청이 올해부터 사립학교 신설을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학생 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 신설은 옳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교육당국으로서는 사립학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 난립에 따른 폐해와 질적 하락을 걱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립학교의 신설 자체를 아예 불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건 납득할 수 없다.
지금은 다양성의 사회다. 생각의 깊이와 지향하는 목표가 천차만별이고, 행복한 삶에 관한 접근방식도 다양하다. 특히 청소년이라면 다양한 삶의 양식을 모색하고 경험하면서 체득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교육기관이 수용태세를 갖춰야 한다. 대안학교나 특성화고교 등이 이런 유형의 학교들이다.
이런 실정인 데도 대안학교나 특성화고교 등의 신설을 일반계 사립학교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불허하겠다는 것은 너무 기계적· 획일적 적용이다.
또 하나는 독선적인 행정이다. 학교인가 신청 접수 마감일은 3월 말까지이다. 그런데 전북도교육청은 마감일을 불과 2주일 앞두고 느닷없이 사립학교 신설 불허 방침을 밝혔다.
신설 준비중인 학교들에 대해 아예 신청하지 말라는 메시지인데 이건 엄포요 협박 수준이다. 그동안 준비해온 학교들은 어쩌란 말인가. 이런 독선이 또 없다.
학교 신설 인허가를 받기 위해 동분서주해 왔던 임실 굼나제사랑학교와 남원 한마음기독학교 등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모두 대안학교다. 전북에서 이런 학교들이 10여 곳이나 된다.
굼나제 사랑학교는 작년 운동장 미비로 부적격 판정을 받은 뒤 운동장 부지(3335㎡)를 마련, 준공검사까지 받는 등 8억원을 투자했지만 이젠 인가 신청서 조차 접수할 수 없게 됐다.
한마음 기독학교 측도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대안학교가 학생수 감소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설립을 불허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두 학교는 교육감 면담도 거절당했다. 소통정책도 불통이다.
제도를 바꾸려면 예고 등의 절차를 밟아야 옳다. 그런데 비교적 민주적 교육감으로 평가받는 김승환 교육감 체제에서 이런 독선적 행정이 벌어지고 있으니 이해되지 않는다. 이런 독선이 스스럼 없이 나오는 현실이 더 우려스럽다.
결론적으로 모든 사립학교 인허가를 불허하겠다는 건 독재적 발상이나 마찬가지다. 유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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