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철 (전북도 농업기술원장)
우리나라 농업은 시장 개방의 물결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농가수의 감소는 물론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감소하여 왔다. 최근에는 자유무역협정(FTA)의 확대와 구제역 발생,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병해충 등으로 농업은 더욱 어려운 시점에 와 있다. 우리나라의 영농규모는 1ha 미만의 소농이 전체 농업 경영체의 62.4%를 차지하고 있고 농가호당 경지면적은 1.46ha로 미국의 100분의 1 수준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의 농업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재도약 할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침체의 길로 들어설 것인지를 선택하여야 할 전환점에 와 있다.
우리의 농업은 규모의 경쟁보다는 소규모 가족농에서 그 가능성을 찾아보아야 한다. 고품질 친환경 농산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한 서비스 경쟁력 등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농업 경쟁력을 살릴 필요가 있다. 즉 우리 농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소규모 가족농의 특성을 살린 '작지만 강한 농업경영체', 즉 '강소농(强小農)'에서 그 희망을 찾아야 한다.
한국농업의 새로운 희망인 강소농으로 발전하기 위해 농업인들이 가져야 할 덕목으로는 6가지 요소를 들 수 있다.
먼저, 도전정신으로 혼을 담은 장인정신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가 필요하다. 두 번째로 기술력에 있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선 기술개발과 신기술의 도입으로 품질과 서비스를 혁신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세 번째는 고객감동이다. 고객과 관련 전문가들과의 끊임없는 소통과 협력으로 고객감동과 이를 위한 전문가 네트워크를 확보하여야 할 것이다. 네 번째는 차별화 전략이다. 최고가 아니더라도 나만의 고유한 온리 원(Only One)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차별화 하여야 한다. 다섯 번째는 틈새시장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개인의 성공 노하우를 열린 사고를 바탕으로 주변과 나누어 더 큰 시너지로 승화할 수 있도록 조직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여섯가지 덕목과 더불어 농촌진흥 공직자의 열정과 헌신이 바탕이 되어야 함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농촌진흥기관에서는 2015년까지 10만 강소농 육성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데 우선 금년에는 1만 5,000여개의 경영체를 중점 육성할 계획으로 매년 소득 10%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전라북도에서도 1,500여 개를 추진할 계획으로 이미 농가선정을 완료하였다.
우리나라는 세계 7위 수준의 농업과학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영농 현장 활용도가 여전히 미흡하여 체질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개발된 기술을 패키지로 엮어 현장의 눈높이에 맞춘 보급형 기술로 가공하는 전략이 부족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농업여건을 극복하고 여기에 맞는 강소농 육성을 위해서는 농촌진흥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요구하는 생산·가공·경영·마케팅 등 종합적인 지식과 기술에 대응하는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예산을 활용한 시범사업 위주의 관행을 넘어 농업인에게 감동을 주는 사업으로 바꾸어야 한다. 농촌진흥청, 도 농업기술원,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유관기관 및 다양한 분야와의 협력과 역할을 분담하여 강소농 육성을 전략적이고 실천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우리 농업이 희망의 길로 출발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의 농업실정에 적합한 작지만 강한 농업경영체로서의 발전에 농업인과 농업관련 공직자의 열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 조영철 (전북도 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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