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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육정책 이대로 좋은가

이한교 (한국폴리텍대학 신기술연수센터장)

 

지난달 보도에 따르면 고교 2년 동안 체육수업을 받지 않는 경우가 10%에 해당하고, 중학교도 1년 내내 체육수업이 없는 경우가 44.2%라는 것이다. 이는 중·고교생에게 집중 이수제 도입으로 '체육 몰아치기 수업'이 악용되고 있으며, 입시공부에 밀려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 한심한 것은 고교 교육에서 국사교육을 이제 겨우 필수로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입 수능에서는 대부분 선택이라니 마지못해 하는 반쪽짜리 정책이다. 그나마 이웃 일본 자국사 교육시간의 22%, 중국의 39%에 불과한 짧은 시간을 배정한다고 하니 한심할 노릇이다.

 

우리 국사는 자긍심의 뿌리다. 체육은 강한 나라를 만드는 원동력이다. 한나라의 역사는 국가발전의 기본이며, 성장기의 체력관리는 평생의 건강이다. 청소년기에 수학문제 아니, 영어 단어 하나 더 암기한다고 미래가 보장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역사를 모르면서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어떻게 이해하며, 왜곡된 역사를 반박하겠는가이다. 대학(서울·부산대학 제외)은 물론 육·해·공·3사관학교에서조차 우리 역사교육이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현실은 암울한 미래를 보는 듯 하다.

 

체육과 우리 국사가 무시되는 교육엔 비전이 없다고 본다. 역사는 뿌리이며 체육은 원줄기이다. 국·영·수 등을 굳이 비유한다면 열매다. 예체능 중, 음악은 뿌리를 살찌우는 자양분이며, 미술은 오감을 자극하는 햇살이라고 본다. 열매만을 생각하면 줄기와 뿌리가 불필요 할 수 있겠지만, 부산물인 열매는 뿌리와 줄기가 튼튼해야 좋은 양질의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자연의 기본 섭리이다. 뿌리와 줄기가 없는 열매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청소년들의 체력은 점점 저하되고 있다. 입시준비에 묻혀 적성과 특기를 살리지 못하는 교육정책이 청소년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영·수를 못하면 바보 취급을 받는 나라에서, 오직 대학입시 경쟁 속에서 공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청소년의 가출이 매년 25%씩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 속에서 영재들이 연쇄적으로 삶을 포기하고 있다.

 

위험수위를 넘나들도록 방치하고 있는 무심한 교육정책, 무조건 치열한 경쟁만 있을 뿐, 철학과 비전을 정립할 수 있는 공간(여유)조차 없는 세상 속에 내몰린 청소년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물어봐야 한다. 더 늦기 전, 이웃을 사랑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살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남을 위한 희생과 봉사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를 설명해줘야 한다. 어른들이 싸움질하는 사이 20여만 명의 청소년이 집을 떠나 불나방처럼 세상 밖으로 뛰어나가고 있는데,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지도자에게 묻고 싶다. "교육정책 이대로 좋은가?" 예체능과 우리 국사가 홀대받고 있는 현실에 대하여, 혹자는 전 세계의 흐름을 바로 보지 못하고 편협하고 반지성적인 사람을 만들고 있는 거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금의 경제발전에 고무되어 뿌리 없이도 식탁에 올려진 열매가 영원할 거라고 착각하고 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현재는 우리 선조가 이룬 발판 위에 서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발판이 무너지면 우리는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 잘못된 교육정책을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헤어 나오지 못하고 허우적대다 추락하게 될 것이다. 바로 지금 교육정책에 대하여 대수술을 해야 한다. 더 늦기 전 지도자의 지혜로운 용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이한교 (한국폴리텍대학 신기술연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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