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유학'으로 활기…'체험마을' 전국적 명성
충북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리 한드미마을은 말 그대로 '산촌(山村)'이다. 마을로 통하는 길은 하나. 삼면이 산으로 둘러쌓였고, 계곡을 따라 집과 그만그만한 밭과 논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마을은 '산촌유학'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곳이다. 연중 방문객이 3만여명에 달하는 잘 나가는 '체험마을'이기도 하다. 지난 21일 마을을 찾아간 날에도 70여명의 어린이체험단이 마을에 북적거렸다.
▲ 마을만들기사업 기반 구축
한드미마을도 대부분의 농촌마을처럼 마을가꾸기 사업부터 시작했다. 정문찬 마을대표가 이장을 맡던 2000년부터 마을 진입로를 넓히고 광장을 만드는 일이 시작됐다. 이후 정보화마을 산촌종합개발사업 녹색농촌체험마을 등 정부의 각종 농촌마을지원사업에 도전하면서 버스 진입로로 닦고, 돌담길도 쌓고 마을회관도 정비했다. 2005년에는 당시 노무현대통령이 방문할 정도로 한드미마을은 마을가꾸기 사업에서 두각을 보였다. 가볼만한 농촌체험마을로 소문이 자자했다.
특히 한드미마을의 체험프로그램은 여러 체험마을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특별한 프로그램이 많다. 1박2일부터 1주일까지 기간도 다양하고 교육적 기능까지 부가된 프로그램들이 많다.
▲ 농촌유학으로 마을 학교 지켜
한드미마을도 여느 농촌마을처럼 노인들만 있었다. 체험객이 늘면서 지원인력이 필요해 귀농인 유치에 노력했지만 교육환경이 걸림돌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소규모 농어촌학교 통폐합 정책에 따라 마을 초등학교(대곡초등학교)도 문을 닫아야할 상황에 처했다. '전학생을 모셔와' 학생수를 늘려놓아도 이듬해 졸업식을 하고 나면 제자리였다. 2007년 폐교 결정을 보류시키고 마을주민들은 '학교 지키기'에 나섰다.
도시 아이들을 농촌에서 유학하게 하는 '농촌유학'을 시도하기로 했다. 농촌유학은 학교에서의 정규교육과 함께 농촌문화를 체험하는 놀이가 더해진다. 1년 과정으로 모집했는데 첫 해부터 반응이 좋았다. 2008년 16명이 한드미마을로 유학을 왔고, 이듬해엔 22명, 지난해에는 24명에 이어 올해는 34명의 도시학생들이 유학을 왔다.
▲ 시설 늘고 주민 일자리도 생겨
유학생을 유치하면서 마을에 관련 시설도 늘어났다. 처음에는 마을회관과 주민들의 집 등 체험프로그램용 숙박시설을 활용했지만 유학센터가 필요해졌다. 유학생을 위한 지원인력도 아쉬웠다. 유학센터도 지었고, 지역아동센터도 마련했다. 유학센터 운영을 위해 교사출신의 인력도 채용했고, 원어민교사도 입주시켰다. 마을주민들도 유학센터 직원으로 채용됐다. 급식소도 지었다.
유학생이 오면서 가곡초등학교 대곡분교도 활기가 더해졌다. 복식수업이 사라졌고, 교사수도 늘었다.
농촌체험프로그램 운영과 유학센터로 한드미마을은 바쁘게 돌아갔다. 마을 부녀회는 유학생과 체험객의 먹거리를 책임져야했고, 어르신들은 체험교사로 참여했다. 유학센터에서 일하기 위해 귀농하는 이들도 생겼다.
1999년 33가구에 불과했던 마을엔 현재 45가구가 살고 있다.
▲ 고정적인 농산물 판로 확보
1년내 거주하는 유학생에 매일매일 찾는 체험객까지, 이들이 소비하는 농산물도 만만치 않다. 한드미마을의 먹을 거리는 인근 14개 마을에서 대준다. 소백산 기슭에 자리해 농토가 적은 지형적 영향도 있지만 한드미마을은 주변지역의 농산물 판로가 되어주고 있다.
이 마을에서 새로 준비하고 있는 사업도 바로 농산물 판로를 만드는 것이다. 최근 마을식당을 크게 지었다.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생각해낸 것인데, 약선음식 등 특화된 메뉴를 개발해 체험객과 관광객들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마을 방문객에 단양지역 관광객까지 유치한다면 연 2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5명인 식당인력도 10명 더 확충할 계획이다.
한드미식당은 마을 주변을 친환경 청정지역으로 조성하는 거점역할도 하게 된다. 친환경농산물을 제값에 구매해주고 팔아주고 수익을 나눠주는 역할을 바로 식당에서 할 것이기 때문이다.
▲ 마을회사 사회적기업 전환 계획
이와같은 한드미마을의 모든 사업은 '한드미유통조합법인'이 하고 있다. 마을 법인은 지난 2007년 조직됐다. 마을가꾸기 사업이 어느정도 이뤄지자 공동체 수익사업을 위해 조직됐다. 법인에서는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유학센터도 운영한다. 초기에는 조합원 모두가 사업에 참여하고 수익을 공동분배하기도 했다. 지금은 월급제로 운영하고 있다.
마을 법인은 내년이면 사회적기업으로 변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마을내 다양한 사업을 이끌어갈 인력지원이 필요해서다. 한드미마을은 사회적기업 지원을 통해 자립기반을 다진 후에는 번듯한 마을공동체회사로 독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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